뇌·심혈관계 질환

파킨슨병 발병 원인 뒤집혔다…신경회로 원리 규명

pulmaemi 2017. 9. 20. 13:25
차세대 치료기술 개발 기대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30년간 정설로 자리 잡고 있던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이 뒤집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김대수 교수 연구팀이 기저핵 신호물질이 타겟신경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시킴으로써 파킨슨병의 운동 이상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 속에서 도파민 신경이 괴사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증, 근육긴장, 서행, 도보이상 등 다양한 운동장애를 겪게 되며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학계는 드롱 박사 연구팀이 1980년대에 제시했던 ‘운동신호 억제이론’을 파킨슨병 치료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이 이론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분비되는 기저핵 억제성 신호물질이 뇌의 운동신경을 ‘억제’함으로써 운동기능을 방해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학설은 파킨슨 환자의 복잡한 증상을 설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법으로 생쥐 뇌의 기저핵 신경을 빛으로 자극해서 파킨슨병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했다. 기저핵의 억제성 신호를 받은 시상핵 신경들이 일시적으로 억제신호에 순응하여 억제되는 듯 했으나 이후 ‘반발성 흥분’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한 ‘반발성 흥분’을 억제했을 때 다양한 파킨슨 증상을 보이던 파킨슨병 생쥐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기저핵의 작용에 의해 시상핵 신경이 ‘억제’되는 것이 아닌 ‘흥분’함으로써 운동질환을 유도된 것이다. ‘반발성 흥분’을 약물이나 빛으로 억제함으로써 파킨슨병 증상을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대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반발성 흥분을 조절함으로써 파킨슨병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기작이 규명됐다”며 “향후 도파민 세포가 이미 사라져 회복이 어려운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런 8월 30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