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기온의 갑작스런 변화에 인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고르지 않게 뛰는 ‘부정맥’이 대표적인데, 심장마비 및 돌연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정맥(不整脈)은 맥박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보통 분당 60~100번, 규칙적으로 뛰는데, 이런 맥박이 정상적이지 않은 모든 상태, 즉 너무 느리게 (서맥) 혹은 너무 빠르게 (빈맥),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모두 부정맥이라 한다.
맥박이 고르지 않은 현상은 사실 흔하다. 심장 내부의 심방 또는 심실에서 한 두박씩 엇박자로 맥박이 뛰는 심방조기수축, 심실조기수축과 같은 경미한 부정맥은 일반인에게서도 흔히 발견된다. 하지만, 부정맥은 이렇게 경미한 종류부터 급사에 이를 수 있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흔하다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부정맥은 가벼운 두근거림과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현기증이나 실신 정도, 심한 경우에는 바로 심장마비나 급사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갑자기 생겼다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10초 정도 진행되는 심전도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다. 심전도 검사를 하는 순간에 부정맥이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사실 많은 부정맥은 그렇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시간의 심전도 기록이 필요하다.
홀터 심전도검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 기계로 맥박을 기록해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증상이 1년에 몇 번 씩만 간헐적으로 발생해도 일단 홀터 심전도검사로 부정맥 여부를 확인한다. 이로 진단되지 않으면 평상시엔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 시 심전도를 찍는 휴대형 심전도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부정맥은 약물로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약으로 부정맥의 재발 및 증상 발생을 조절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맥은 근본적으로 약으로 완치되는 질환은 아니다. 부정맥의 원인은 심장 안에서 비정상적인 전기가 발생되거나 없어야 할 전기줄이 생기는 것인데, 원인을 없애지 않고서는 증상도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맥의 완치를 위해서는 고주파 도자절제술이나 인공 심장 박동기와 같은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빠른 부정맥(빈맥)은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시행한다. 빠른 부정맥(빈맥)은 주로 심장 내부에 생기지 말아야 할 부수적 전기줄이 생겨 심장 안의 전기회로가 꼬여 발생한다. 주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흉통이 생기거나 어지럽다.
가슴을 열지 않고 양쪽 사타구니 부위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 전극 도자들을 심장 안에 넣는다. 흔한 빠른 부정맥의 일종인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은 고주파로 잘못된 전기줄만 잘라 주면 된다. 외에도 심방세동, 심방조동, 심방빈맥, 심실빈맥, 잦은 심실 조기 수축 등 많은 수의 빠른 부정맥(빈맥성 부정맥)에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이용한다.
심장이 느리게 뛰는 부정맥(서맥성 부정맥)의 치료는 빠른 부정맥과는 매우 다르다. 심장 안에서 맥박을 만들어 내는 ‘동결절’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방에서 심실로 전기를 전달해 주는 전기가 차단되어 발생한다.
맥박이 느려 전신으로 피를 원활히 보내주지 못하므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운동할 때 숨이 차고, 더 심하면 머리로 가는 혈류가 줄어 현기증을 느끼거나 쓰러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인공심장박동기(인공심박조율기)를 삽입한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제 박자에 뛰지 못하는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해주는 기기다.
생명을 위협하는 빠른 부정맥인 심실세동은 삽입형 제세동기를 인체에 장착해 예방할 수 있다. 심실세동은 발생 후 4~5분 뒤에 뇌사에 빠지고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사망하는 것이 일반적인 무서운 질환이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급사를 일으키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내보내 부정맥을 멈추게 한다.
진 교수는 “부정맥은 생각보다 흔하게 발견되고 질환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질환마다 증상과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위험하다, 아니다를 말할 수 없다”며 “부정맥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전문의와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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