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미세먼지가 안구질환 유발한다…‘군날개’ 발병과 연관성 확인

pulmaemi 2017. 8. 31. 12:52
가천대 길병원 김동현 교수, 미세먼지 발생 시 개인위생 철저해야

[메디컬투데이 손성우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눈이 간지러웠던 직장인 남성 김모씨는 최근 스마트폰에 미세먼지 현황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안구가 뻑뻑하고 눈꼽이 끼거나 기침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날에는 흰 와이셔츠의 목부분과 소매도 금세 오염됐다. 김씨는 보통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겨울철에 안구건조증을 앓았으나 언제부턴가 봄과 여름철에도 증상이 심해졌다. 


김씨는 미세먼지 경고가 뜨면 마스크를 쓰거나 손을 자주 씻는 등 나름대로 대응을 했다. 하지만, 눈이 충혈되는 날이 많아지더니 급기야 김씨의 안구 위에 뿌연 물체가 생겼다. 안과를 찾은 김씨는 군날개 질환초기로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안구질환은 흔히 날씨가 건조한 겨울철에 발생하기 쉽지만, 최근 대기오염으로 인해 그 양상이 바뀌고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여름철, 봄철에 안구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이 밝혀졌다. 

정부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오염 정보를 매일 발표하고 있는데 미세먼지의 경우 좋음, 보통, 나쁨, 매우나쁨으로 분류한다. 올해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물론 전국 대부분이 미세먼지 지수 81~150㎍/㎥로 ‘나쁨’ 수준에 놓인 날이 많았다. 올 여름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에 놓일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과 질환은 날씨가 건조한 겨울철에 환자가 집중됐지만, 최근들어 대기오염으로 안과 환자가 봄과 여름철에 급증하고 있다. 실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 여름 안구건조증 환자 수는 92만8581명으로 봄철 다음으로 환자 수가 많았다. 흔히 건조한 계절로 알려진 가을과 겨울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대기오염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에 이어 흔한 안구 질환인 군날개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안구표면에 발생하는 군날개는 초기에는 충혈이 생기지만, 섬유질이 계속 자라 안구를 덮으면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근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 32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기오염 중 미세먼지가 군날개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대상자를 토대로 안검사 이전 2년 동안의 대기오염 관련 자료를 확보, 대조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 군날개 유병률은 전체 5.3%였으며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PM10)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는 오즈비(점수가 1을 넘으면 인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1보다 낮으면 인과관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1점보다 높을수록 많은 상관관계가 있다.)가 1.23점으로 나타났다. 즉, 미세먼지가 많을수록 군날개 발병률이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외에도 군날개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고령, 남성, 자외선 과다노출, 농촌거주, 저소득 등이었다. 특히 고령(오즈비 1.86)과 남성(오즈비1.31), 자외선 노출(1.31)은 군날개 발병률뿐 아니라 고위험군과 깊은 연관성이 있었다. 

다만, 높은 교육수준(오즈비 0.38점)과 비근시(오즈비 0.68)는 군날개 발병률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이번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9.7세였고, 남성이 9961명, 여성이 1만3315명이었다. 군날개 수술을 받은 사람은 총 1060명이었으며 101명은 수술 후 군날개 재발을 경험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대기오염요인 중 미세먼지가 군날개의 원발성 발병에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근들어 여름철에도 대기오염으로 인해서 안구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손성우 기자(mipi306@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