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살충제 달걀’ 위험 4월에 이미 경고…정부 뒤늦은 대처

국내산 닭 진드기 감염율 94%… 달걀에서 농약성분 검출 경고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국내에서도 ‘살충제 달걀’이 발견되면서 정부의 대처가 한 발 느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달걀가격이 폭등하고 수입달걀이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소비자 관심이 커지고 국내산 달걀에서도 일부 농약성분이 검출된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4월 유통달걀 농약관리 방안 토론회를 통해 관리의 필요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안했다.

당시 토론회에 참여한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산란계 사육농가 탐문조사 결과 양계농가 61%가 닭 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돼 농가의 농약사용에 대한 교육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립축산과학원 역시 지난해 국내산 닭의 진드기 감염률이 94%라는 통계를 발표하기도.

앞서 식약처는 국내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올해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수입된 스페인산 달걀 100만개에서 살충제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연맹은 "수입 달걀은 대부분 외식업체를 통해 유통되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이 제한된다"며 "소비자의 불안감을 감안해 당국은 수입산과 국내산에 대한 안전성 조사와 축산 농가 관리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의 늦장 대응과 달리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편의점 업계와 일부 대형마트들은 자발적으로 유럽산 달걀 성분이 들어간 벨기에산 와플을 유해상품으로 분류하고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한편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던 중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닭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으며, 개·고양이의 벼룩과 진드기를 잡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지자체와 협조해 해당 농가에서 생산돼 유통된 계란에 대해 잠정 유통·판매를 중단 조치하고,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 시에는 전량 회수·폐기 조치할 계획이며 농식품부는 15일 0시부터 모든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시켰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