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 100%만 충치예방?…소비자 '헛갈려'

판매중인 제품, 자일리톨 36% 함량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대학생 이모(25)씨는 “양치 후 자일리톨 껌을 씹으면 충치 유발균의 성장이 억제돼 충치를 예방한다던데 사실인가요?“라며 ”솔직히 양치 후 껌을 씹고 나면 입안이 찝찝해지는 느낌도 들어 다시 양치질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5)씨는 “점심식사 후 바빠서 양치질을 할 시간이 없을 때는 자일리톨 껌을 씹곤하는데 자일리톨이 36%밖에 안돼는 데도 충치에 정말 효과적인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일리톨이 100% 함유돼 있는 껌이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발표됐지만 국내에 판매중인 껌 중에 자일리톨 함량 미달인 제품도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라는 문구를 표기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자일리톨’은 대표적인 충치 유발균인 뮤탄스균의 성장을 억제, 플라그 형성을 감소 및 플라그 내에 산 생성을 감소시킴으로써 충치 예방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일리톨... 충치균 억제, 플라그 형성 감소

자일리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부족한 설탕의 대용품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뒤 당뇨병 환자용을 거쳐 1970년대 초부터 치의학 분야에 활용되면서 충치 예방에 적합한 천연 감미료로 인정받았다.

자일리톨이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5탄당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치는 충치균인 뮤탄스균이나 소르비누스균이 음식물에 들어 있는 포도당·과당 등을 먹고 배출하는 젖산이 치아의 표면을 부식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충치균은 6탄당은 쉽게 분해하지만 5탄당인 자일리톨은 분해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충치의 원인인 산이 발생하지 않고 결국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한 충치균은 치아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더욱이 자일리톨은 입 안을 시원하게 해 주는 청량 효과까지 있어 침 분비를 촉진하는 등 충치 예방에 적합해 충치 예방 식품의 첨가물로 이용되고 있다.

또 고농도의 자일리톨 용액은 치아에서 법랑질이 이탈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이미 이탈된 법랑질이 재침착 하도록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치과 손수민 교수는 "충치는 세균이 당분과 결합해서 발생하는데 자일리톨은 분해가 되지 않는 당이므로 분해물이 충치를 유발하지 않으며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며 "순수한 자일리톨 100%인 경우에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첨가물이 함유된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 시중에 판매중인 제품… 자일리톨 함량 미달

유럽식품안전청 산하 '건강식품, 영양, 알러지에 관한 전문패널'에 따르면 100% 자일리톨껌 섭취로 아동의 충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일상적인 식생활을 하면서 자일리톨 껌을 규칙적으로 씹으면 충치의 발생위험을 30%이상 감소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효능은 100% 자일리톨이 들어간 껌을 2개씩 하루 세 번 식후에 씹었을 때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검증 결과로 인해 일반적으로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진 무설탕 껌에 반해 100% 자일리톨 껌은 충치예방효과까지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롯데제과는 지난달부터 생산된 자일리톨 껌 휘바제품에 '충치예방에 도움, 자일리톨 함유'라는 문구를 표시해 판매중이며 판형 쿨허브 자일리톨 껌에는 자일리톨 5g(36%)이 함유됐다고 표시돼 있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허브그린’은 자일리톨 77% 함유 및 허브향 첨가, 해태제과의 ‘아이스 쿨 레드루비’는 자일리톨 59%, 또 오리온의 ‘ 크리스탈 큐브’는 자일리톨 50% 함유로 각각 표기돼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감미료 중 자일리톨 함유율이 50% 이상인 경우에는 충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자일리톨이 다량 함유돼 있어도 설탕이나 산이 포함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반드시 100%의 자일리톨이 아니어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식품안전청이 발표한 사항에 따르면 100% 자일리톨 껌 섭취가 충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결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일리톨 껌 제품은 100%가 아닌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함유량을 포함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중인 자일리톨 껌도 과연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서울아산병원 치과 이부규 교수는 “자일리톨 자체는 충치 유발균인 뮤탄스균의 성장을 억제해 플라그 형성을 감소함으로써 충치 예방 기능을 하나 껌 자체가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껌을 씹음으로 침 분비로 인한 자정작용으로 세정효과가 있을 수는 있으나 일반 껌에는 설탕이 첨가돼 있어서 충치를 유발할 수 있으나 자일리톨 껌은 무설탕이라 치아에 무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bunnygirl@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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