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지압길·길찾기 설치했더니 “만족해”

pulmaemi 2017. 8. 8. 13:55
기억회상·자연소리 등 오감 자극으로 인지건강 향상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712만명의 노인. 이 가운데 72만명을 웃도는 어르신들이 치매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치매 환자수는 72만5000명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노인 10.2%가 치매를 진단을 받았고, 8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4명은 치매 환자다.

우리나라 노인 27.8%는 치매로 가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이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있는 상태로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다.

정상인들은 1년에 1% 미만으로 치매가 발생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군의 경우 8~10% 정도로 10배 가까이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의 한 임대아파트 단지. 여기에는 버튼을 누르면 귀에 익숙한 옛 가요들을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또 다른 한 켠에는 지압길이 있어 어르신들이 걷기운동과 지압효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서울시 양천구 신월1동 다세대·다가구 밀집지역과 영등포구 신길4동 임대아파트 단지에는 아파트에 어르신들의 인지능력을 키우는 디자인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은 일반 아파트와는 확연히 다르다.  

모든 층 벽면에 눈에 잘 띄는 색깔로 큼지막하게 층수를 알리는 숫자가 표시돼 있는가 하면 방향을 안내하는 사인을 설치해 쉽게 집을 찾아갈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양천구 신월1동 다가구주택가에 도입한 치매도움(인지건강) 디자인을 통해 삶의 만족도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전반적으로 치매고위험군대상자(독거)와 치매대상자(부부) 모두 사업 시행 이후 대상자 어르신 상태 검사에서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또 어르신들의 상태가 유지 또는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건강 산책구간’ 설치 후 외부 활동 변화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이 길을 잘 찾게 됐고, 거점공간이 생겼다고 생각하며 사거리 혼란이 줄고 시설물의 활용도와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서울 서초구도 지난달 중순 치매환자 맞춤형 ‘치매안심하우스’ 문을 열었다. 

내부시설을 들여다보면 구석구석 치매환자들을 위한 세심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수납장마다 신발, 그릇, 컵, 조리도구, 상의, 하의, 양말 등 글씨와 그림으로 구성된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다. 

화장실 거울에는 블라인드를 설치해 치매환자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라거나 혼동하는 일을 사전에 방지한다. 또 변기와 색채 대비되는 변기뚜껑을 달았다.

서초구는 “치매환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이라는 공간이 안전하고 인지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되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