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
#직장인 42세 A씨는 30대 중반에 당뇨를 진단받고 나름 신경 써 왔는데 어느 날 눈앞에 뭔가 낀 거 같아 안과를 찾았다가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받았다. 이미 망막에 출혈이 동반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아 수술이 필요했다. 망막에 손상이 온 부위는 원상태로 회복이 어렵다는 소견에 미처 안과 검진을 챙기지 못한 것을 크게 후회했다.
20~30대 젊은 당뇨 환자의 경우 ‘이 나이에 눈 합병증이 오겠어?’라는 생각에 안과 검사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때면 치료 시점을 놓친 경우가 많다. 실명까지 진행될 수 있기에 조기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5일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10~2013년) 병원을 내원한 당뇨망막병증 환자 912명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 20대 1%, 30대 4%, 40대14%, 50대 29%로 40대부터 증가추세가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5년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239만790명) 중 15%가 당뇨망막병증 환자(36만9084명)로 나타났다. 당뇨망막병증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20~30대는 1~2%에 불과했지만, 40대부터는 9%로 늘어나기 시작, 50대는 24%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30대 당뇨 환자가 늘고 있는데중장년층에 비해 혈당 조절 및 합병증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데다 당뇨 진단 후 대개 5~10년 내 당뇨망막병증이 오기 때문에 40대부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당뇨 진단 후 첫 안과 검사를 받기까지 9.4년이 걸린다고 보고된 만큼, 첫 안과 검사 시기를 단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당이 지속되면 망막의 모세혈관이 손상되는데 이로 인해 비정상적 신생 혈관이 증식하여 출혈이 발생하고 망막 박리 등 합병증이 나타나는 것을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특별한 통증 없이 시력이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정도면 이미 망막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이 보고된다.
실명의 위험을 막기 위해 정확한 치료 계획이 중요한데 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를 통해 망막 혈관의 누출과 폐쇄를 확인하며,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황반부종, 망막박리 등의 합병증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 및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비정상적 혈관이 증식돼 어느 정도 병이 경과된 상태에서는 유리체강 내 약물 주입술, 유리체 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빠르게 발전하는 치료 기술 덕분에 예후가 좋아지고는 있지만,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문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 간단한 레이저 및 약물치료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에, 젊은 당뇨 환자라도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조기에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지용준 기자(yjun8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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