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담도, 췌장질환

노년층 잦은 소화불량-몸살, ‘담관담석’ 의심신호

pulmaemi 2017. 5. 30. 12:29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명치부위가 아파서, 속이 불편해서 위내시경검사를 했는데도 만성위염 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잦은 체기, 감기 증상, 소변색이 진해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한번은 담관 담석증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노년층 환의 경우 단순 감기나, 체기라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갑자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생명을 잃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의 도움말로 담관담석증에 대해 알아본다.

담석증은 담즙(간에서 생성되는 소화액)을 구성하는 물질(답즙산, 콜레스테롤 등)이 돌처럼 굳어져 간, 담낭, 담관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쓸개)에 생기면 담낭담석, 담관에 생기면 담관담석, 간 내부에 생기면 간내담석이라 한다. 

증상은 위치,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담석이 담낭에만 가만히 있으면 대개 증상이 없으나,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거나 담관으로 이동해 가면 통증, 간기능 이상 및 황달이 생긴다. 젊은층에서는 통증이 심하지만, 노년층에서는 통증도 적고 증상이 경미할 뿐 아니라 단순히 감기 몸살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어 진단이 어렵다.

담관담석 환자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3만2471명이었던 담관 담석증 환자가 2016년 4만349명으로 늘어나 7년 사이 24% 증가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2010년 2만513명에서 2016년 2만8690명으로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관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내려가는 담관이라는 길에 생기는 담석증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속앓이, 급체, 위경련과 같은 복통과 황달이다. 그러나 담석으로 인해 담관이 막히는 정도에 따라 통증의 정도가 다르고, 황달의 경우도 일반인 입장에서 심하지 않으면 본인이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특히 노화현상에 따라 담관이 확장되는 경향이 있어 증상이 명확하거나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담관에 담석이 끼어 있어도 통증(복통)이나 황달이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잦은 체기나 반복된 감기 몸살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그러나 단순한 감기나 체기로 생각해 지나치게 되면, 어느 순간 담석이 담관을 막아 급성담도염으로 진행되고 심하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노년층에서 담관이 확장되는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의한 담관 자체가 늘어져 확장되기도 하고, 십이지장 게실이 담관 입구를 눌러 담관이 확장되기도 하는데 이 게실 역시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담관담석은 내시경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담관담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은 담관담석을 제거하는 내시경 시술법이다. 환자는 수면내시경 하에 시술을 받게 되며 위내시경과 같은 방법으로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진입시킨다. 십이지장에 있는 담관 입구인 유두에 내시경이 도달하면 유두를 내시경칼로 절개하여 다양한 기구들이 담관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준다. 이후 바스켓, 발룬, 담석 쇄석기 등을 이용하여 담석을 분쇄하거나 제거한다. 환자는 내시경 시술(ERCP) 후 24시간 지나면 식사가 가능하고 일상 복귀를 할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