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봄이 되면 기침을 달고 사는 직장인 A씨는 오늘도 간질간질한 목 때문에 괴롭다. 잔기침이 쉴 새 없이 나오는데다 심하면 구역질까지 이어진다. 기침 때문에 밤잠을 설친지도 오래지만 이 시기만 지나면 나을 거라 생각하고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봄철 기침은 알레르기로 치부하기 쉽지만 기침과 관련한 호흡기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장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연희 교수의 도움말로 알레르기 기침을 비롯한 기침의 다양한 원인질병에 대해 알아본다.
알레르기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무해한 물질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반응하는 현상을 말한다. 알레르기 비염에 의한 기침이 흔한데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속적인 재채기 발작,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다른 증상 없이 잔기침만 지속되기도 한다. 이 경우 목안이 따끔따끔하고 간지러워서 기침을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계속 기침을 하게 된다.
알레르기 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꽃가루, 황사,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혹은 비듬, 음식물, 약물 등이 있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는 늘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에 일 년 내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또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부모, 형제 중에 알레르기 환자가 있으면 알레르기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잔기침이 낫지 않고 오래가는 이유는 천식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기관지 천식은 발작적인 마른기침과 야간에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알레르기 관련 기관지 염증을 초래해 증상을 유발하지만 담배연기, 자극적인 냄새, 운동, 찬 공기 등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단순 기침 뿐 아니라 쌕쌕거리는 천명음, 호흡곤란 등 전형적인 천식의 증상을 호소한다. 기관지 천식은 알레르기에 의한 질환이므로 60∼80%까지 다른 알레르기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인다.
기관지 천식은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발생해 나타나므로 염증을 완화시키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치료한다.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이다. 흡입제는 종류에 따라 사용법이 다양한데 그중 기관지 확장제와 항염증제를 복합한 제재들이 시중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꾸준한 사용해야 천식의 악화를 예방하고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또한 경구약제로 류코트리엔 조절제도 천식 치료에 도움을 주어 치료에 사용된다.
약물치료 이외에 악화인자를 피하는 것도 중요한데, 황사나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상시 손 씻기를 철저히 해 감기 등의 악화인자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금연은 필수적인 치료 조건으로 천식 환자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위식도 역류 질환도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위식도 역류는 위산 등이 식도내로 역류돼 자극을 줘 기침뿐 아니라 가슴앓이, 신맛을 자주 느끼는 등의 증상으로 느끼는 역류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 없이 단순 기침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로는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담배, 커피, 초콜릿 등을 삼가고, 식후 바로 눕지 않고, 과식을 피하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위산 억제제, 위장관 운동 개선제 등을 사용한다.
심장 질환이 있을 때도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발생될 수 있다. 심장 질환에 의해서 발생하는 기침은 주로 마른기침이며, 누운 자세에서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자세를 바꿔 앉은 자세를 취하면 기침이 호전된다. 누워 있게 되면 혈액이 가슴 쪽으로 몰려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흡기 이상으로 발생하는 기침은 자세를 바꿔도 좋아지지 않는다.
또 심장 이상일 때는 가래가 거의 나오지 않으며, 있다 해도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가래와 전혀 다르다. 거품이 섞인 빨간색 혈흔이 있을 경우가 심장 이상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가래가 노란색을 보이면 대부분 호흡기 질환이 원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과 심장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 치료만으로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속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심장 이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례일 수 있으므로 주의 있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호흡기계와 순환기계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연희 교수는 “봄철 기침은 알레르기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침이 생길 수 있으므로 3주 이상 계속될 경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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