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보다 약물치료, 운동이 우선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 63세 여성 박모씨는 따뜻해진 날씨에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무릎에 통증이 찾아왔다. ‘뚝’ 소리가 난다거나 특별한 느낌이 없었던 박씨는 평소 아팠던 무릎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나보다 생각하며,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겼다. 하지만 통증은 심해지지도 나아지지도 않았다. 결국 박씨는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반월연골판 손상을 진단받고, 운동과 약물치료를 처방받았다.
슬관절이라고 부르는 무릎 관절은 크게 대퇴골, 견골, 슬개골 등 세 개의 뼈로 구성돼 움직이고 체중 부하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 관절들은 많이 쓰다보면 닳을 수밖에 없는데,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뼈끝 관절면에 관절 연골이 덮여있다. 이 관절 연골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반월연골판’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C자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반월연골판의 가장 큰 역할은 무릎에 부하되는 하중을 받쳐주고, 무릎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어 관절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 역할을 한다. 흔히 연골이 파열됐다고 할 때의 연골은 이 ‘반월연골판’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반월연골판이 파열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중년의 경우는 다르다. 점진적으로 닳아가던 반월연골판이 평소에 과하지 않은 힘에 의해서 약해진 부분이 파열되기 쉽다. 퇴행으로 반월연골판이 약해지다가 결국 손상을 입는 것이다.
특히, 퇴행성의 경우 아주 일상적인 생활에서 반월연골판 파열이 발생한다.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걸레질을 하려고 무릎을 쭈그리다가 뚝 하는 느낌이 생기고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길을 가거나, 횡단보도에 발을 내딛거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지하철에서 방향을 갑자기 전환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반월연골판이 쉽게 파열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특히 조심해야한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년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릎 MRI 촬영 결과, 약 35% 가량에서 우리가 흔히 연골이라고 부르는 ‘반월연골판’에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통증이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중년에서 반월연골판 손상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장기모 교수는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욱 많으므로, 중년 여성이라면 반월연골판 손상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며 “진료를 보다보면 퇴행성의 경우 연골이 파열됐더라도 환자들이 ‘뚝’ 하는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무릎에 통증이 있고, 평소보다 무릎이 붓는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꼭 진료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무릎 반월연골판은 자극을 많이 받고 부하를 많이 받는 상황이 지속되면 점차적으로 닳을 수밖에 없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내반 변형이라고 하는 O다리가 많은데, 이 경우 서 있을 때 무릎의 부하가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바깥쪽 보다는 안쪽에 반월연골판에 더 많은 하중이 가해져 손상이 크다. 절을 하거나 양반다리, 바닥 생활을 많이 하며 무릎을 굽히는 일이 잦은 사회학적 영향도 크다. 비만 역시 반월연골판 파열의 한 원인으로 BMI(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반월연골판 손상가능성이 높아진다.
중년이후 특히 여성 반월연골판 파열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이 얼마나 진행되어 있는지, 반월연골판이 파열 상태가 만성인지 급성인지를 고려하는 것이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관절염을 총 4단계로 나누는데, 퇴행성관절염 정도가 1, 2 단계 정도로 심하지 않으며, 반월연골판이 파열된 지 얼마 안 된 급성기에 가까울 경우에는 파열 양상에 따라서 수술로 연골판을 봉합하면 경과가 비교적 좋다.
하지만, 3단계 이상 진행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에는 무릎 관절의 통증이 반월연골판 파열 자체만으로 발생되는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 무릎 관절의 퇴행성관절염 자체 때문에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반월연골판만 봉합하거나 부분 절제한다고 해서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장기모 교수는 “중년 이상의 반월연골판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기 보다는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에 적응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아있는 쿠션 능력을 가지고 지내는 것인데, 이 자체로는 결국 퇴행성이 진행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허벅지 및 하체 전반의 근육을 강화시켜 체중 부하 시에 슬관절 주변의 근육이 부하를 흡수하며 반월연골판 및 관절 연골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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