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 피우는 남편, ‘두경부암’ 발생위험 高

pulmaemi 2017. 4. 19. 12:59

30분 내 담배 피우면 두경부암 발생률 59% ↑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조기 진단되면 80~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두경부암. 두경부암의 90%는 음주와 흡연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아침 기상 직후 30분 이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두경부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2011년 미국암학회저널(American Cancer Society; Cancer)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상 후 30분 이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1시간 이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잠에서 깨어나 바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30분 이상 지난 후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체내에 니코틴 수치가 높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기상 직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담배 연기를 다량으로 깊이 흡입함으로써 이로 인해 일반 흡연자들에 비해 혈중니코틴과 여타 독소들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두경부암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두경부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완치율이 높은 반면 처음 진단받은 환자 중 3분의 2는 이미 어느 정도 병기가 진행되거나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된 상태로 발견돼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다. 

중앙대학교병원 두경부종양클리닉 이세영 이비인후과 교수는 “아침 흡연은 두경부암 발생 위험을 더욱 높이기 때문에 평소 술·담배를 즐기며 특히 아침 애연가들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후두내시경검사를 통한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두경부암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초기 증상으로는 갑자기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소리 변화가 계속되고 입안 염증이나 혓바늘이라고 하는 궤양이 지속될 경우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혀 있거나 피가 섞인 콧물이 동반될 때, 연하곤란, 목의 통증 등의 1가지 이상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될 때 두경부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편, 최근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특정 두경부암의 60~70%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한두경부외과학회는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여자 어린이에게만 실시하는 HPV백신 무료 접종을 남자 아이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세영 교수는 “HPV바이러스가 여러 연구를 통해 흡연, 음주와 함께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밝혀진 가운데, 두경부암의 예방을 위해 여아들뿐만 아니라 12~13세 남자 아이들에게도 HPV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