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올해부터 초정밀 뇌신경망 지도 제작 연구 돌입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국내에서도 인간 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한 뇌지도 제작이 한창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핵심 뇌기술 조기 확보와 뇌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한 '뇌과학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인간 뇌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없이는 최첨단 기술인 '뇌·기계 인터페이스(BMI·Brain Machine Interface)'나 새로운 형태의 뇌-기계 인터페이스 'MMI(Mind Machine Interface)'를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
이에 한국뇌연구원(KBRI)은 뇌과학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대뇌피질융합연구단을 출범하고 올해부터 초정밀 뇌신경망 지도 제작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신경세포 사이에 일정 간격으로 끊어진 틈이 시냅스다. 시냅스는 전기·화학 신호를 전달하면서 인지, 운동, 기억, 학습 등 기능을 수행한다. 신호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각종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뇌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단초는 뇌지도에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국가 연구개발(R&D) 사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고유 사업으로 뇌지도 작성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국내 연구는 아직까지 부분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단계로 정부는 지난해 5월 뇌과학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3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사업비 가운데 뇌지도 작성, 초정밀 장비 구축,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 특화 뇌지도 구축에 19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뇌지도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연결성을 수치화, 시각화한 DB를 말한다. 정밀한 뇌지도는 특정 뇌부위, 뇌회로 변화와 긴밀하게 연관돼 있는 뇌질환 정밀 진단과 치료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어떤 뇌부위 자극이 뇌질환 치료에 필요한지에 정확한 뇌 내비게이션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뇌지도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현미경으로 수천 장의 뇌 단면을 찍은 후 3차원으로 전환해 신경세포 간 역동적 상호관계를 빅데이터로 모아야 한다. 이후 해당 관계가 신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학계에서는 뇌 지도 개발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뇌연구원은 사람의 뇌를 확보해 연구자에 지원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연구원장 직속의 한국뇌은행을 운영하며 서울대·부산대·전남대병원 등으로부터 22개 뇌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이 3000명 이상으로부터 뇌와 뇌 유래물을 모은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국뇌연구원 관계자는 “뇌 지도가 막혔던 질병 연구에 새로운 길을 뚫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원인불명인 퇴행성 질환이나 정신질환 등도 어떤 신경세포의 고장으로 발병했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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