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술 마신 다음날 블랙아웃? “젊어지는 치매”

pulmaemi 2017. 2. 15. 15:55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우리 국민의 음주량은 WHO가 제시하는 저위험 음주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상반기 주류 섭취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는 500cc 두 잔 정도, 그리고 소주는 한 병을 채 마시지 않는다. 2013년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감소한 수치다.

2013년 82.5%까지 치솟았던 고위험 음주자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58.3%까지 뚝 떨어졌다.

하지만 30대 이상 직장인들이 주로 마시던 폭탄주가 지금은 20대들에게 익숙해 졌다. 전반적으로 폭음 비율이 하락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데 반해 20대 폭음은 여전히 높다.

음주로 인한 의료비 지출은 건강보험 총 지출의 6.5%에 달할 정도다.  

과도한 음주는 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서 치매 발병 위험이 7.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최근 5년간 30~40대 젊은 치매 환자 수가 60% 불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 하는 대목이다.

술만 마시면 필름이 자주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 고위험 음주자 절반은 음주 후 기억을 못하는 블랙아웃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전문의들은 과량 섭취된 알코올을 꼽는다. 음주가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알코올은 세포내로 칼슘 유입을 방해해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고 산소 전달을 방해한다. 특히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자는 뇌의 기본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 수치가 낮게 나타난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는 “이 수치가 낮으면 뇌과 흥분되기 쉬워 불안, 초조함, 예민함, 좌절감, 과잉행동 등의 증상을 경험한다. 증상을 없애기 위해 반복하는 음주 습관은 일시적인 불안감을 낮출 뿐,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만 높아진다”고 짚었다. 

또한 음주 후 일정기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은 음주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피질과 해마 부분을 손상시켜 나타난다. 

조성훈 교수는 “잦은 음주는 뇌의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손상시켜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고 소뇌 손상을 일으켜 공간감각에 대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뇌의 여러 부분에 전체적인 손상을 주는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