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캡슐담배 점유율 3년간 6.5배 급증했지만 국내 규정은 無

pulmaemi 2017. 2. 10. 16:39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의 흡연 진입 유도…실효성 있는 규제 시급"
▲ 국내 캡슐담배 판매량 및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빠르게 늘고 있는 이른바 ‘캡슐 담배’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소속 김지혜 선임연구원은 ‘Weekly Issue’ 제6호에서 ‘가향담배란? 그 위해성 및 규제방안’을 주제로 가향담배 규제 시급성 및 근거 기반 정책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캡슐담배로 대표되는 가향담배는 멘톨, 설탕 등 향료를 첨가해 담배의 매캐한 향을 감추도록 제조된 담배로 흡연의 중독성을 심화시키는 위해성이 있으며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의 흡연 진입을 유도해 규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필터 부분을 깨물어 톡 터뜨리면 박하향 등이 나는 이른바 ‘캡슐담배’는 가향담배의 일종으로 필터에 캡슐의 형태로 멘톨 등 향이 첨가된 담배. 가향성분은 담배의 맛, 향 등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담배 연기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서 청소년, 여성 등의 흡연 시작을 용이하게 하고 담배연기의 흡입을 더 깊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캡슐담배 시장 규모는 전 세계 9위로 특히 최근 대학생 등 젊은 성인층을 중심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규제가 전무한 실정,

국내 캡슐담배 시장점유율은 2015년 15.0%로 2012년 2.3%보다 6.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도 9800만갑에서 4억8700만갑으로 4.9배 늘었다. 

이에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과 호주,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과 같이 가향물질 함유 자체를 규제해야 함은 물론 국내 가향담배 시장 양상 및 사용 결정요인 등에 대한 근거에 기반해 캡슐 자체를 디자인 요소로써 선제적으로 금지하는 등 실효성 있는 규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김 연구원의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시판중인 캡슐담배 29종(캡슐 기준 33종)에 대해 조사를 의뢰한 결과 128종의 성분이 검출됐고, 특히 멘톨은 모든 종류의 캡슐에서 발견됐다. 

캡슐담배 내 성분이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가향성분의 인체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유해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말 반출 기준 총 10종에 캡슐 담배를 유통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코리아 관계자는 “정부에서 캡슐담배와 관련해 어떤 정책이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어떤 조치를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담배 시장 점유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T&G 관계자 역시 캡슐 담배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규제를 취하고 있다고 하지만 나머지 국가에서는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로서는 국가정책에 맞게 합법적인 범위에서만 운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