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출산 경험 없는 여성, 난소암 발병 위험 높다

pulmaemi 2017. 2. 10. 15:22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 

결혼하지 않는 올드미스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지지 않는 ‘딩크족’ 여성들이 난소암 발병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예측돼 주의가 요구된다.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기도 하는 ‘난소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효과적인 진단 검사도 없어서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환자의 70%가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완치가 힘들고 완치가 되어도 재발이 많기 때문에 사망률이 매우 높다. 
 
이러한 난소암의 발병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난소암의 10%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은 정상 유전자 서열을 가진 여성보다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진다.
 
또한 본인이나 가족이 유방암, 자궁내막암, 직장암 등의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데, 유방암이 생기면 난소암이 생길 가능성이 2배 높아지고, 난소암이 있으면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3~4배 많아진다. 
  
그러나 90%이상의 대다수 난소암은 가족력과 상관없이 발생한다. ‘쉼’ 없는 배란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배란으로 인한 세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획득한 세포가 암세포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난소암의 고위험군으로는 고령,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을 30세 이후에 늦게 한 여성,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및 불임 등이 있는 경우로 배란의 횟수가 증가하는 경우가 난소암의 위험인자들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난소암의 원인은 여성이 배란을 할 때 난소가 난자를 배출하면서 생기는 과정에서 난소의 표면층이 터지면서 난자를 방출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터진 곳을 수리하기 위해 세포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DNA 손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배란을 많이 할수록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들어 결혼하지 않는 여성과 출산하지 않는 여성의 증가로 배란을 많이 하는 가임기 때 임신, 출산으로 인한 배란 횟수가 줄어들지 않아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대학 암역학연구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자녀를 하나 둔 여성은 자녀를 출산한 일이 없는 여성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20% 낮고, 자녀를 더 낳을 때마다 난소암 위험은 8%씩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출산횟수가 한 번이면 난소암 위험은 전혀 출산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약 10%, 출산횟수가 3번이면 50%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출산 자녀 수 뿐만 아니라 출산 후 수유를 하는 것도 배란 횟수를 줄여 난소암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커틴대학 보건대학원 연구진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 기간이 최소한 13개월 이상인 여성은 7개월 이하인 여성에 비해 난소암 발병률이 평균 63%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총 수유기간이 31개월 이상인 여성은 10개월 미만인 여성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91%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임신뿐만 아니라 모유 수유가 배란을 지연시켜 난소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노출 기회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은주 교수는 “일반적으로 난소암의 원인은 배란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 및 수유를 통해 배란을 억제해야 난소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현대사회에 있어 미혼여성과 자녀를 두지 않거나 고령 출산 여성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여성들은 경구피임약 복용을 통해 배란을 억제하거나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한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및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choice051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