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청소년, 정상인데도 체형에 대한 '불만'

pulmaemi 2009. 5. 7. 07:13

잘못된 체형 인식, 자아존중감·사회성 ↓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최근 소아비만이 크게 증가했지만 실제 불만을 가진 학생들 중 많은 경우가 체형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과학회지에 게재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팀의 초등학생 신체 인식도에 따르면 서울지역 5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65명을 대상으로 신장과 체중에 대한 인식조사를 펼친 결과 실제 자신의 체중과 키가 속해있는 범위와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자신이 뚱뚱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아동들의 실제 측정된 체중분포를 보면 95백분위수 이상의 비만은 16.2%에 불과하고 84~94백분위수(과체중) 29.4%, 85백분위수 미만의 정상이 54.4%로 절반 이상이 정상범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뚱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사춘기가 진행될수록 높아진다. 조사 결과 자신이 뚱뚱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10세의 21.9%에서 11세에는 28.2%, 12세에는 39.1%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보였다.

실제 비만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비만하다’고 느끼는 어린이가 많은 셈이다. 또 키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전체 465명 중 실제 키의 분포는 저신장 7.7%(36명), 경계군 9.5%(44명), 정상키는 82.8%(385명)으로 대부분 정상범위에 속했지만 전반적으로 신장에 대한 불만족이 많았다.

한편 심 교수팀은 키와 체중이 정상범위 임에도 불구하고 뚱뚱하고 키가 작다고 인식하는 경우 정서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사이에는 자존감 형성 등 정서적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시기인데 이시기 신체에 대한 불만은 자칫 열등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 자아존중감 점수에서 키가 작다고 인식하는 경우 3.46점으로 낮은데 반해 키가 큰 편이라고 인식하는 경우 3.70점으로 높았다.

특히 신체에 대해 키가 크다고 인식할수록 자아존중감 하위영역 중 학업, 친구, 신체 외모, 신체 능력과 관련된 자아존중감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체중에 대한 인식도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사회성 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위축, 우울, 불안 등 내재화 점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자아존중감의 경우에도 뚱뚱한 편이 3.34로 마른 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3.61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렇게 정상범위에 속하는 키와 몸무게를 갖고도 작고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큰 키와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는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신체 발달이 정상적인데도 불구 나이에 맞지 않는 다이어트를 실행하거나 늘씬하고 키가 큰 연예인 등에 기준을 두고 자신의 몸을 비하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자신의 몸에 불만이 있는 아이들이 자아존중감이 낮아 우울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높아지는 등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 교수는 "신체 발달과 관련해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체발육 표준치를 참고해 자신의 키와 체중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신체 발달 사항을 정확히 체크하고 신체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민승기 기자 (a1382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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