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명절 스트레스는 ‘상사와의 불화’ 정도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여성의 명절 스트레스 정도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를 졌을 때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성의 명절 스트레스는 ‘상사와의 불화’를 겪을 때 정도로 여성보다 낮았다.
3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팀이 대전 거주 기혼남녀 562명(남 308명, 여 254명)을 대상으로 2012년 설 명절을 앞두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명절 스트레스 점수는 여성이 32.4점으로 남성(25.9점)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한국어판 사회 재적응 평가 척도’를 이용해 스트레스 점수를 매긴 뒤 외국 학자가 제시한 상황별 스트레스 점수와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기혼 여성의 명절 스트레스 점수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31점)를 갖고 있거나 부부싸움 횟수가 증가(35점) 할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 점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혼 남성의 명절 스트레스 점수는 자녀의 입학과 졸업(26점), 생활환경의 변화(25점), 상사와의 불화(23점) 등을 경험할 때의 스트레스 점수에 해당한다. 기혼 남녀 모두 서양인이 크리스마스 때 받는 스트레스(12점)보다 훨씬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국내에선 가정생활 책임이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며 “여성의 역할이 명절이란 특수 상황에서 더욱 강조돼 명절에 여성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혼 남녀의 명절 스트레스 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족기능지수였다. 가족기능지수가 낮을수록 명절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기능지수는 가족의 기능이 원만하고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가족기능지수가 높으면 건강한 가족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남녀 모두 가족기능지수가 명절 스트레스 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건강한 가족기능의 유지가 명절 스트레스의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기혼 남성의 명절 스트레스 점수엔 명절에 부모에게 드리는 용돈 액수가 가족기능지수 다음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는 가정 경제의 책임이 큰 남성이 명절에 지출되는 비용에 대해 여성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여성의 경우 가족기능지수에 이어 교육수준·취미생활 여부가 명절 스트레스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 교육수준이 높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여성의 명절 스트레스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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