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고령의 중증 뇌경색 환자 치료에 수술 대신 처치한 저체온 요법이 부작용·합병증 없이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팀은 고령(60세이상)의 심한뇌부종을 동반한 중증 뇌경색환자에 대해 수술적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인 ‘저체온 치료법’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뇌의 혈관이 막혀 뇌혈류가 감소함에 따라 뇌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을 뇌경색이라고 하는데, 중증 뇌경색은 뇌가 매우 빠르고 심하게 부어 뇌부종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최선의 약물치료를 통해서도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일반적인 약물치료로는 사망률이 70% 이상이기 때문에 결국은 수술적 치료인 두개절제술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사실 심한 뇌부종을 동반한 중증 뇌경색환자 중 60세 이하 환자에서 수술을 하게 되면 사망률을 75%에서 25%로 감소시킬 수 있지만, 생존자 중 50% 이하만이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이외에는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에 젊은 환자에서는 수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상황에서는 뇌경색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의 환자들도 있고 수술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자주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고령에 따른 가족들의 일방적인 수술 거부, 수술 이후에도 부작용,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젊은 환자와 비교해서 높고 수술 효과와 예후가 좋지 못하다.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수술시 사망률이 30%~50%나 되며, 독립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로 회복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행해지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젊은 환자들만큼 크지 않다.
그렇지만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약 75%이상의 환자가 사망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대체할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요구가 계속 있어왔다.
이에 한문구 교수팀은 60세 이상 고령의 중증 뇌경색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인 저체온 치료의 안전성 및 치료효과를 증명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저체온 요법은 환자의 체온을 일정 수준으로 떨어뜨려 뇌손상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 생성과 분비를 차단함으로써 뇌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요법. 또 저체온 치료는 심한 뇌부종을 줄일 수 있어서, 다른 약물치료들과 함께 뇌부종으로 인한 뇌탈출 등을 막음으로써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2년 8월 사이 199명의 중대뇌동맥 뇌경색 환자 중 34명의 환자가 악성 중대뇌동맥 뇌경색 환자로, 이 중 11명의 고령 뇌경색 환자가 저체온 치료를 받았다.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뇌경색 증상 발현 후 평균 30시간 이내에 치료가 시작됐으며, 목표 온도를 33°C로 설정해 평균 77시간 동안 치료를 유지했다.
▲한문구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체온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18%의 사망률을 보였는데, 이는 이전의 수술적 치료에서 보였던 사망률 30~50%에 비해 우수한 치료효과를 입증해 보인 것이다.
또한 보통 3일 이내에서 이루어지던 저체온 치료를 5일 이상 장기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 없이 치료가 이뤄졌다.
한문구 교수는 “고령의 중증 뇌경색 환자를 위해서는 수술을 통한 치료보다 저체온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체온 요법은 고령 환자에게 수술에 따른 합병증, 부작용, 부담감 등을 덜어주고, 내과적 치료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치료 기법으로서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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