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바이러스 확산…국내 유입 안심할 수 없어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SIV)가 변종이 심해 파급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27일까지 멕시코에서는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1600명을 넘어서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멕시코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스페인, 프랑스, 뉴질랜드 등으로 돼지 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돼지 인플루엔자가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우선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여행객에 대한 발열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의료기관 및 보건소 등을 통해 의심환자를 찾고 있다. 보건당국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국내 유입을 안심할 수 없다며 신종 전염병증후군에 포함시켜 긴급검역조치를 강화했다.
문제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변종될지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해 대략 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기간 동안 어떻게 바이러스가 변종될 지 알 수 없다.
◇ 멕시코發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
WHO는 1968년 홍콩 독감사태나 1918년 스페인 독감처럼 문제가 커지지 않겠지만, 돼지 인플루엔자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을 만드는데 최소 수개월이 걸려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돼지 인플루엔자가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글로벌 전염병이 될지 우려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손 쓸 틈도 없이 돼지 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어 내국인 및 여행객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에서도 멕시코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확한 실태조사 및 긴급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WHO는 멕시코에 국한되지 않고 돼지 인플루엔자의 위협이 다른 국가로 확산되면서 28일 돼지 인플루엔자 경보 수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 변종 바이러스 출몰 의심환자 숨박꼭질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는 인간 사이에 감염되는 기존 H1N1과는 달리, 돼지들만이 감염되던 인플루엔자가 변이된 것이다. 변이된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된 뒤 다른 인간에게 감염되는 신종 바이러스로 판명됐다.
바이러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수시로 변종돼 유행할 수 있다. 돼지의 경우 바이러스 변종이 쉬운 특성이 있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변종될지 주목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콧물이나 코막힘, 인후통, 기침, 발열이나 열감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고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나 동물에 접촉했을 때 감염여부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경미한 감기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38℃ 이상 열이 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됐는지 의심환자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24일 저녁 돼지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식적인 보도가 있은 이후 보건당국은 미국 등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여행객을 상대로 인천공항 등에서 발열감시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입국자에 대한 검역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5∼10% 정도만 걸러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I, 사스(SARS)는 발열 증상이 특징적이어서 발열감시가 쉬웠지만 돼지 인플루엔자의 경우 발열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은 사실 힘들다"면서도 "조사대상으로 걸리면 곤란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공항에서 신고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돼지 인플루엔자가 대유행(pandemic)하면서 집단으로 발생할까 무섭다"며 "잠복기가 3일~7일 정도로 학교 등에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돼지 인플루엔자 국내 유입 차단대책은?
그렇다면 우리 보건당국은 돼지 인플루엔자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이미 멕시코를 여행하고 미국 등을 경유해 국내에 들어온 여행객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느 나라를 여행했는지 경유지를 기록해 제출할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멕시코를 다녀왔는지, 멕시코 이외의 나라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자와 접촉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외교통상부 등으로 멕시코 등을 여행했던 사람들의 연락이 폭발하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의심환자를 추적하고 있다. 멕시코로 가는 직항로가 없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 국내에 들어온 여행객을 대상으로 돼지 인플루엔자 전파력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26일자로 인플루엔자 확산이 심각해 멕시코 당국이 휴교령을 내린 멕시코시티, 멕시코주 및 산루이스포토시주 등 3개 지역을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또 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지 않은 여타 멕시코 지역을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지역으로 지정했다.
27일 오후 5시경까지 국내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더 확산될지 이번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멕시코시티 등 여행제한지역으로의 여행을 신중히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 17일 돼지 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미국, 멕시코 등에서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약 1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윤주애 기자 (yju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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