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선수, 만성 요통·고관절 통증·발목부상 '빈번'
"피겨선수는 직업병이 있는데 발목, 무릎, 허리 등 한 번 부상을 입으면 완치가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재발해요"
25일 '피겨요정' 김연아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이후 다시 출연한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나중에 나이 들면 어떤 직업병이 생기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하자 이 같은 대답을 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아홀릭'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김연아 선수는 점프 동작 하나를 익히기 위해 수십 번 수백 번씩 얼음판에 넘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화려한 연기 뒤에 저런 고통이 숨어있다고 생각하니 새삼 놀라웠다"고 말했다.
◇ 고난이도 점프 기술...척추전방전위증 등 '위험'
피겨 스케이팅은 더 없이 우아하고 화려하지만 점프 후 착지를 할 때 균형이 잘 안 잡혀 다리가 꺾이며 다치는 등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또 얇은 스케이트 날에 체중이 실린 채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허리를 뒤로 젖히는 등 유연성을 요하는 동작들이 많아 요추부에 무리가 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연아 선수도 2007년에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고관절 인대와 근육에 부상을 당해 고통을 겪었으나 현재는 재활치료를 통해 극복한 케이스다.
스포츠 재활의학 전문의들은 피겨스케이트 선수들의 경우 반복된 동작으로 인한 '과사용 손상'과 한 번의 강한 충격으로 생길 수 있는 '급성 손상' 등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이창형 교수는 "피겨 선수들은 허리를 뒤로 과도하게 젖히는 동작을 할 때 척추 디스크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한 쪽으로 도는 스핀동작을 할 때 배쪽 근육이 손상되거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연성을 강조하다보면 척추전방전위증도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척추 수술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기도 하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과 함께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비수술적 치료를 수행하게 된다.
이어 이 교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선수생활을 할 경우 퇴행성 변화나 변성이 생길 수 있으며 높은 강도의 훈련을 받는 선수들은 반복 훈련으로 인한 손상이 많으므로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부상 방지를 위한 훈련을 해야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달리기, 헬스 등 사전에 근력강화 '중요'
실제 피겨스케이트 선수들의 발목에는 반복적인 점프동작으로 인해 굳은살이 있으며 그 만큼 발목부상이 발생가능성도 높다.
계속된 동작의 반복으로 인한 만성손상의 경우에도 심각할 경우 치료를 못할 수도 있고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급성손상은 착지하는 과정에서 발목은 스케이트에 잡혀있고 회전하면서 꺾였을 경우에 일어나며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나 전방십자인대손상도 문제가 된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 같은 프로선수들은 이런 급성손상이 왔을 때 부상을 최소화하고 미리 예방하는 전문 트레이닝을 받기 때문에 일반인이나 초보선수들이 아무런 준비동작 없이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 의무팀 김리나씨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고 근육이 많이 긴장된 상태에서 하다보면 근육손상이 올 수 있으며 웜업 단계를 충분히 가져야만 근육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장종범 교수는 'RICE원칙'에 의해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ICE원칙이란 제일 먼저 부상이 있을 때는 휴식(Rest)을 통해 충분한 회복기간을 가지고 냉찜질을 해주며(Ice) 환부를 압박하고(Compression) 환부를 심장보다 올려서 부종이 빠져나가도록(Elevation) 하는 것이다.
응급치료에 있어서 급성 손상에는 얼음찜질이 낫고 72시간 이후에 핫팩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어 장종범 교수는 "손상에 계속 노출되는 선수들은 균형을 빠르게 인지하고 위치 감각을 증가시키는 훈련을 통해 심각한 부상으로 빠지는 것을 막고 평소에 재활 훈련을 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케이팅도 그렇고 스노보드도 교육의 정도에 따라 손상의 빈도가 달라지므로 전문 트레이너에게 교육을 받도록 하고 전문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은 평소에 헬스나 달리기를 통해 근력강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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