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의사나 부모의 일방적 결정에 의한 강제 포경수술은 지양돼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학술지에서 제기됐다.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포경수술을 하는 것은 의학윤리의 핵심인 자발성을 위반하고 하는 행위라는 근거에서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박관진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리뷰 논문 ‘의학의 관점에서 본 포경수술의 가치’를 발표했다.
논문에서 박 교수는 현재 포경수술의 의학적 효과에 대한 논란, 신생아 포경수술의 윤리성 논란 등 두 가지 논쟁거리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중 포경수술의 의학적 효과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줬다. 포경수술이 에이즈·인유두종 바이러스(자궁암 유발)·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분명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포경수술을 받으면 뚜렷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전 세계적으로 수술을 권장하는 편이며 최근 아프리카의 서부 사하라 지역에선 본격적인 성생활을 하기 전인 청소년에게 본인 의사를 물은 뒤 자발적인 포경수술을 권장하고 있으며 초기 결과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음경암·자궁암 예방과 성 상대방의 위생에 있어서도 포경수술의 의학적 장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경수술의 대표적 장점으로 꼽혔던 요로감염 위험의 감소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포경수술이 1세 이후의 남아에게 요로감염 예방효과를 나타내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자기 결정권이 없는 신생아·유아를 대상으로 한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논란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포경수술의 의학적 장점이 부각되지 않았던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엔 신생아·유아의 포경수술을 불법으로 판결한 사례도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일부 윤리학자와 포경수술 찬성론자 간의 격렬한 토론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소년기에 포경수술을 받는 것에 대해서 박 교수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다. 유·소년기에 포경수술을 받으면 장래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성병을 예방하고 본인과 배우자의 위생을 좋아지게 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사춘기 때 본인이 수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면 포경수술은 득이 큰 수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는 포경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측은 포경수술 후의 통증 등 부작용과 성적·심리적인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찬반 양측 모두 의학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지만 반대보다는 찬성측의 근거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미국소아과학회와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 등은 포경수술을 권장한다는 의견을 냈다.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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