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하루권장량 100mg…음료에 500mg·1000mg 들어있어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
피부미백, 기미-주근깨 예방, 피로회복, 면역력 강화, 동맥경화 예방, 항암효과, 감기 예방, 혈액순환 개선, 성인병 예방…비타민C음료 업체가 주장하는 비타민C의 효능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비타민C음료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 1100억대 후반으로 광동제약이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고려은단의 ‘고려은단 마시는 비타민C 1000’, 광동제약의 ‘마시는 비타민C 비타500’, 롯데칠성음료의 ‘마시는 비타민 드링크 비타파워’가 판매되고 있었다. 각각 한 병에 비타민C가 하루권장섭취량인 100mg의 10배, 5배, 5배를 넣었고 제품명에도 1000과 500을 넣어 비타민 양을 강조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비타민C는 수용성이기에 물에 녹는 성질이 있어 필요한 만큼 몸에서 흡수하면 나머지는 소변으로 배출될 텐데 한 번에 많은 양을 먹는다고 그만큼 몸에 좋을까 하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하루권장량보다 5배~10배나 많으니 그만큼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오인할 소지가 있어 보였다.
또 권장섭취량의 5배~10배를 먹으면 과다 복용의 부작용은 없을까?
고려은단 관계자는 “하루 권장량이라는 것은 영양실조나 결핍이 일어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양을 나타낸 것으로 하루 권장량이 100mg이라고 해서 100mg만 섭취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 결과 고함량 비타민에 대한 수요가 있어 그에 따라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민C는 체내에서 단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6시간 작용 후 배출되기 때문에 다량 섭취시 몸에 축적돼 도움이 된다. 비타민C의 체내 작용 시간은 6시간으로 하루 3번 섭취가 이상적이며(2g씩 3회 섭취), 액상으로 섭취시 1시간 정도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과다 복용 부작용에 대해서 고려은단 관계자는 “비타민C 정제 제품의 경우, 일부 소화기관이 예민한 분들이 공복에 섭취하게 되면 약간의 속 쓰림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식후에 먹는 것을 권하나, 비타민 음료의 경우 기본적으로 액체에 희석시켜 고함량이기는 하나 고농도가 아니기 때문에 위장장애를 일으킬 만한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민C는 필요량만 체내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배설된다. 하루에 최대 1g 정도 투여시 생체흡수율은 75% 정도인데, 그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5g을 먹는다고 해서 5g이 모두 체내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20%정도만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타민C 과다 복용 시 복통이나 설사, 속 쓰림과 같은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일일 권장량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타민C 과다 섭취는 구토, 통풍, 혈액 순환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더해 비타민C는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비타민C가 대사되면서 수산으로 바뀌어 칼슘과 결합해 돌이 만들어져 요로결석, 신장결석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 의사협회저널(JAMA)에 따르면 스웨덴 연구팀이 2만3000명의 스웨덴 남성을 대상으로 11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비타민C 보충제를 섭취해온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신장결석 발생률이 약 2배 높았다.
비타민C 과량 섭취에 따른 부작용에 관한 논문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된 프랑스 연구는 폐경기 후의 여성이 비타민C를 과다 섭취하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폐경 후 여성 5만7000명을 대상으로 식생활이나 비타민C 섭취량에 관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한 후 10년에 걸쳐 유방암 발생 상황을 조사했다.
식품으로부터 섭취한 비타민C의 양이 가장 많은 층(상위 25%)은 비타민C를 전혀 복용한 적이 없는 그룹에 비해 유방암 위험이 32%나 높게 나타났다. 식사나 보조식품으로 섭취하는 비타민C 양의 한계가 너무 적거나 너무 많으면 유방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영국 레스터대학 이안 포드모어 교수는 실험 참여자들에게 비타민C 500mg을 6주간 복용하게 한 후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의 유전자형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안 포드모어 교수는 비타민C 제품 과다복용으로 돌연변이 병변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하루에 500mg보다 적게 먹어야 항산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에 대해 “비타민 결핍으로 인한 문제가 많은 게 일반상식이다. 비타민C 과다복용에 대한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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