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장기적 가정혈압 측정, 뇌졸중 예측에 더 적합”

pulmaemi 2016. 6. 21. 14:53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장기적인 가정혈압 측정 데이터는 혈압 변동성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며, 심혈관질환 예후 측정에도 효과적이다”

일본 고혈압 학계 권위자 도호쿠대학 이마이 유타카 교수는 지난 17일 대한고혈압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오므론헬스케어가 후원하는 좌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과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혈압 변동성이 큰 환자들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마이 교수는 “아침 혈압과 저녁 혈압을 비교하면 항고혈압제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목표를 조율하는 데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이마이 교수는 가정혈압의 장점을 진료실 혈압, 24시간 활동혈압과 비교해 설명했다. 가정혈압은 진료실혈압 및 활동혈압보다 재현성 높은 결과를 제공하며, 고혈압 환자의 표적기관 손상과 예후를 측정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또한 혈압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혈압 조절 의지와 의사의 적극적인 치료에 동기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의사-환자간 상호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을 증진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이 교수는 가정혈압 측정의 유용성을 입증한 오하사마 연구를 소개했다. 일본 오하사마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 가정혈압 측정을 시행한 환자군은 혈압이 높아질수록 뇌졸중 발생 상대 위험도가 증가했으나, 진료실 혈압 측정 환자군에서는 명확한 증가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뇌졸중을 예측하는 데 있어 가정혈압 측정이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10년 추적 관찰 결과에 의하면, 정상인에 비해 가면고혈압 환자의 뇌졸중 상대위험도는 2.13배, 백의고혈압 환자는 1.2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이 교수는 “가면 백의고혈압 환자의 진료실 혈압은 실제 혈압보다 높거나 낮게 측정되는데, 이는 가정 혈압 측정 데이터가 없다면 판단하기 어렵다” 라며 가정 혈압 측정을 권유했다.
 

이마이 교수는 일본(2015년)과 한국(2016년)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도 이날 소개했다. 일본 의사의 62.2%가 “진료실 혈압보다 가정혈압이 고혈압 측정에 더 적합하다”라고 응답한 반면, 한국 의사는 단 29.9%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일본 고혈압학회의 2014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진료실 혈압과 가정혈압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경우 가정혈압을 기반으로 한 진단을 우선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마이 유타카 교수 (사진=대한고혈압학회 제공)



진료실 혈압 140/90mmHg 이상인 환자의 가정혈압이 135/85mmHg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그 미만일 경우 백의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미만이고, 가정혈압이 135/85mmHg이상일 때는 가면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국내 진료지침에는 가정혈압 측정 방법은 명시되어 있으나 이를 진료에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 중에 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김철호 교수는 “많은 의사들이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를 진료 시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껴 학회에서도 구체적인 가정혈압 측정 방법 및 진료 가이드라인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신진호 교수는 “가정혈압 측정은 고혈압 진단 치료 및 예후 결정에 있어서 진료실혈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장 보편적인 혈압 측정 방법이 되어야 한다.” 라고 밝히며, “더 많은 환자들에게 정확한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교육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