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에 엉뚱한 수술로 환자 '하반신 마비' 일으킨 대학병원

법원, 6억5000만원 손해배상 판결

［메디컬투데이 강현성 기자］

척추 내 출혈로 마비 증상이 있던 환자에게 잘못된 진단을 내려 엉뚱한 수술을 진행해 하반신 마비등 장해를 입힌 대학병원이 소송에서 패소해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16일 부산지방법원에 따르면 A씨에게 두 차례 척추수술을 하던 중 의료사고로 하바신 마비의 장해를 일으킨 B대학병원에 6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병원이 잘못된 진단을 내려 부적절한 수술을 진행했다는 이유였다.

지난 2014년 5월, A씨는 허리쪽의 저림과 화끈거림, 우측 다리에 마비증상을 느껴 B대학병원을 내원했다.

B대학병원 의료진은 A씨에게 MRI 검사를 실시하고, 제9흉추부 척수 내 출혈과 제8, 10 흉추부에 축수 내 부종, 제2-3요추에 추간판 팽윤과 제5요추-제1천추 우측으로 신경공 협착을 동반한 미만성의 추간판 돌출 소견을 낸 후 제5요추 부분 후궁절제술 및 현미경하 수핵제거술(디스크절제술)을 실시했다.

수술 후 A씨는 오른쪽 다리의 근력저하가 2-3등급까지 진행되고, 등쪽에서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 등 감각 및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의료진은 MRI 검사를 실시했고, 검사결과 제6흉추-제1요추 척수 내 출혈 병변과 그 주위에 부종을 발견했다.

병원은 A씨에게 스테로이드를 투약했으나 증상 완화가 없어 제8-11흉추 감안술 및 후방고정술을 시행했다.

다시 한번 수술을 받은 A씨는 제10흉추 신경에 해당하는 부위에 감각의 호전을 보였으나 물리치료를 받던 중 오른팔에 저림 증상을 느꼈고, 이에 병원은 MRI 검사를 통해 출혈 발생부위 위쪽인 제6경추-제3흉추 척수강 내 출혈을 발견해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을 권유했다.

퇴원 후 A씨는 오른팔에 통증과 감각이상을 느끼고, 하반신에 완전마비 증상이 나타나 의료진이 의료과실로 장해를 입혔다는 이유를 들어 B대학병원에 12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병원은 “A씨에게 발생한 출혈은 모두 혈관종 또는 항혈액응고제 복용으로 인한 자발적 출혈일뿐, 의료행위로 일어난 장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환자의 증상 원인이 해면상 혈관종 때문이라고 파악했다면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정중앙 후방 척수 절개술과 척수 내 출혈 및 혈관종 제거술을 시행했어야 했다”며 “이와 무관한 디스크 절제술과 척추 감압술 및 후방고정술을 한 것은 의료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A씨에게 손을 들어줬다.

이어 “불완전마비상태였던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고용량 투여했다면 2차 손상에 의한 신경학적 마비가 조금은 나아질 수 있었고, 추가적인 출혈과 신경학적 마비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항 혈소판제제를 복용하는 등 척수 내 출혈의 원인이 될수 있다는 점, 척수내 혈관종을 진단해 수술을 진행했어도 난이도와 위험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해 B대학병원에 6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메디컬투데이 강현성 기자(ds1315@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