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혈중 납 농도 미국-일본보다 높아

남자ㆍ단독주택 거주ㆍ흡연ㆍ폭음 청소년 수치 높아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

한국 청소년의 혈중 납 농도가 미국, 일본 청소년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ㆍ김신혜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9세 1985명의 납 농도의 분포와 참고치를 설정하고,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생활방식에 따른 혈중 납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 청소년들의 혈중 납 농도는 평균1.34 μg/dL였다. 이는 독일 및 벨기에 청소년 평균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미국, 캐나다, 일본 청소년의 평균 농도보다는 높았고, 중국 청소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었다.  

평균 혈중 납 농도는 남자 청소년(1.48 μg/dL)이 여자 청소년(1.19 μg/dL)보다 높았고, 중고등학생(1.44 μg/dL)보다 초등학생(1.31 μg/dL)이, 아파트 거주자보다 단독주택 거주자가 높았다. 또한 직접흡연자가 비흡연자 및 간접흡연자보다 유의하게 높았고, 폭음을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혈중 납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납은 납 함유 페인트 부스러기, 번잡한 거리의 집 근처 토양, 미세먼지, 오래된 집의 급수시설을 통한 음용수, 납 유약 세라믹, 납땜이 된 캔, 납을 포함한 컬러잉크, 자동차 배터리, 휘발유, 안전성 기준에 부적합한 어린이 장난감, 학용품 등을 통해 노출될 수 있다.  

김신혜 교수는 “체내의 납은 일단 몸에 쌓이면 좀처럼 나가지 않는 게 문제다. 적혈구, 심혈관계, 내분비계, 소화기계, 신장, 면역 및 생식기 등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납 농도가 높은 경우, 발달 중에 있는 어린이에서 신경행동발달장애, 학습능력저하,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등을 유발하며 빈혈 및 성장장애 또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단위체중당 흡입하는 공기의 양, 마시는 물의 양, 손을 입으로 빠는 양이 성인보다 높고 섭취된 물질에 대한 흡수율이 높으며 신체의 방어능력이 미숙해 위해 영향이 성인보다 더욱 크다.  

납 성분이 들어간 페인트나 페인트로 만든 장난감, 다 쓴 건전지나 형광등, 밀페된 주차장 등에서 들이마시는 자동차 배기가스, 납이 들어있는 유약을 사용한 그릇에 뜨거운 음료사용, 낡은 수도관에서 나온 뜨거운 수돗물, 산화납이 들어간 값싼 유연 크리스탈 제품, 값싼 립스틱, 액세서리 등의 사용을 줄이고, 철분이나 칼슘이 부족할 때 납이 체내에 더 많이 쌓이므로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미정 교수는 이전에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저농도의 납 노출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보고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아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장난감, 학용품, 의류 등에 대한 중금속 및 유해물질의 위험성과 안전성 관리의 필요성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납 노출 경로에 대한 상세한 연구와 함께, 참고치를 초과하는 납 노출자에 대한 의학적 관리대책 및 환경조사대책을 통해 납 농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이 향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아과학회지(Korean Journal of Pediatrics) 2016년 3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kkomadevil@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