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오목가슴, 교정기로 수술 없이 쫙 편다

pulmaemi 2016. 5. 26. 13:19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오목가슴은 가슴뼈가 움푹하게 들어간 선천성 질환으로 외국에서는 1000명 중 1명, 국내에서는 2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어릴 때는 눈에 띄지 않다가 자라면서 움푹한 가슴이 발견되기도 한다.

오목가슴은 함몰된 가슴벽이 심장이나 폐를 누르면서 생기는 장애이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반복되기도 하고, 천식으로 쉽게 발전한다. 폐나 심장의 용적률이 감소돼 운동기능도 저하되고, 또래에 비해 성장도 더딘 경우가 많다.

현재로서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보통 변형된 가슴 연골을 모두 절제해 고정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금속막대를 이용해 겨드랑이 양 옆에 피부를 절개해 교정용 금속막대를 하나나 두 개 삽입함으로써 함몰된 가슴뼈를 들어 올려 교정하는 ‘너스수술법’을 용하기도 한다.  

수술이 꼭 필요했던 오목가슴을 수술없이 교정기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최초로 도입된다.  

고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이성호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이번 오목가슴 치료는 교정기 Vacuum Bell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독일,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10년 넘게 오목가슴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안전하고 확실한 치료법이다.

지난 2011년 스위스 바젤대학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프랭크 마틴 해커 박사팀의 논문 ‘오목가슴의 보존적 치료를 위한 진공벨 : 기본적인 경험’에 따르면 평균 16.21세의 오목가슴 환자 133명에게 오목가슴 교정기를 사용한 결과, 3개월 동안 89%(105명)의 환자에서 1cm 이상 가슴뼈가 올라간 것을 확인했다.

특히 좌우 대칭인 환자와 경증인 오목가슴 환자에게 특히 효과가 좋았던 것을 나타났다. 특별한 부작용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해 발표된 또 다른 논문 ‘오목가슴 치료를 위한 진공벨 : 보존적 치료에 효과적 방법’ 에서도 2~5cm 오목가슴이 있는 환자 93명에게 실시한 결과 69%가 3개월 후 1.5cm 이상 교정되었고, 18개월 후에 10%인 9명의 환자는 정상적인 수준까지 가슴뼈가 상승하며 오목가슴이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목가슴 교정기는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 오목가슴 교정기를 가슴에 부착하고, 가슴 전방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15%까지 낮추어 흉골을 들어올리는 방법이다. 한번 착용할 때마다 30분에서 2~3시간 착용이 가능하며 하루에 두 번 정도 착용하면 가능하다.

처음에는 교정기를 사용할 때 들어올려졌던 흉골이 교정기를 제거하면 다시 내려가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할수록 점차 흉골이 올라오며 교정된다.

교정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뼈가 완전히 자리잡기 전인 어린이가 성인보다는 훨씬 교정이 빠르고, 오목가슴의 형태가 좌우 대칭인 환자나 경증의 오목가슴인 환자에게 효과가 더 좋다. 보통 1개월 정도 사용하면 80%에서 1~1.5cm 가량 교정되며, 5개월 정도 사용하면 완치에 이를 수 있다.

교정기를 이용한 오목가슴 교정술은 운동 치료 요법과 결합하면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성호 교수팀은 스포츠 의학팀과 협의하여 오목가슴 환자들을 위한 운동치료 교실을 열었다. 오목가슴 환자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운동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1회 정도 방문하여 전문 치료진과 함께 진행되며 집이나 일터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요법과 호흡법으로 구성된다. 

이성호 교수은 “오목가슴은 어린이 환자가 많은 만큼,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는 수술 보다는 교정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이미 외국에서 10년 넘게 사용한 검증된 방법으로, 국내에 도입되면 많은 오목가슴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