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사회

신지호 ‘용산참사는 자폭 테러’ 발언에 누리꾼들 격앙

pulmaemi 2009. 1. 23. 09:10

“피도 눈물도 없는 발언”, “변절자가 더 독해” 비난 쇄도

 

[데일리서프]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용산 참사와 관련 “철거민연합은 범죄집단”, “고의적 방화”, “도심테러행위” 등 발언에 대해 22일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신 의원의 홈페이지와 관련 기사, 블로그, 커뮤니티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발언”이라며 맹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신 의원은 21일 용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열린 국회 행전안전위원회에서 철거민들이 시위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은 몇 년 전에도 사람을 죽인 적이 있는 범죄 경력을 갖고 있는 단체”라고 규정했다.

▲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 21일 국회 행안위에서 용산 참사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동영상 화면캡처 


신 의원은 또 “농성자중의 누군가가 화염병을 던졌는데 시너에 불이 붙어 망루 전체에 불이 난 걸로 안다”면서 “고의적인 방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척자가 죽었는지 살아났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고의 방화 근거로 “전철연의 홈페이지에 ‘스스로 옥쇄하여 목숨을 담보로 한 철거민들의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결단코 멈출 수 없다’고 한 ‘죽음을 암시하는 구절’이 나온다”며 제시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또 “이게 무슨 생존권 투쟁인가, 전철련이라고 하는 정면으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단체의 고도의 치밀한 준비에 따른 도심 테러”라며 ‘반국가 단체의 테러’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후안무치”,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반국가단체라니”,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며 맹성토했다.

특히 누리꾼들이 신 의원에게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의 과거 이력 때문이다. 신 의원은 연세대 경제학과 81학번으로 90년대까지 학생운동,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활동했다. 그는 1987년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인노련)을 거쳐 1991년 사회주의노동당 창당준비위원회로 발전한 노동운동 조직의 울산 지역 책임자를 지냈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 당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다. 신 의원은 철거민들을 테러집단으로 몰며 고의적 방어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이 노동운동 현장에 있었고, 하층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당사자인 것이다.

신 의원은 소비에트연방 붕괴 후 1992년 공식적으로 전향했다. 신 의원은 한나라당 외곽 조직인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지내면서 한나라당 공천권을 따냈으며 18대 4.9총선에서 뉴타운 공약으로 도봉갑에서 민주화운동의 대부 민주당 김근태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다.

그는 당시 당선 소감으로 “나는 지역 주민들의 열망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뉴타운 공약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타운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서민들의 표로 당선된 것이다.

신 의원은 또 지난해 집회현장에서 복면이나 마스크를 쓰면 징역에 처하는 복면금지법, 시민단체 회원 한명이라도 집시법을 어기면 국고보조금을 끊는 법안을 제출해 시민단체로부터 이철우·나경원·공성진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민주주의·민생파괴 악법 7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신지호 의원 홈페이지 희망게시판에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신 의원의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이 모씨는 “당신이 대학에 입학해서 당신의 내면속의 정의감의 표현을 당시 국가는 반국가 혹은 반사회적 행위라고 몰아붙였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며 “그런데 역사는 반국가라 몰아붙였던 그 국가와 정부들을 반인간적인 국가와 정부였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국가’ 발언에 비친 당신은 자유주의자도 아니고 그저 국가주의자일 뿐이다. 그것도 일시적인, 즉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만....”이라며 “잊지마라, 당신의 권력은 당신이 바로 반국가적이라고 몰아붙인 그 국민들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의미에서 부여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 모씨는 “이 정부를 곤란에 빠지게 하려고 스스로 불을 질러 자기 목숨을 버렸다는 말인가, 정부와 여당을 곤혹스럽게 하려고 불을 질러서 스스로 죽었다?”라며 “최소한 인간이라면, 정말 최소한에 예의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이 방송에 매일 나오고 있는데 그런 말을 쉽게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누리꾼 ‘대한민국’은 “원래 변절자들이 더 독하다, 일제 때 조선인 앞잡이들을 보면 금방 이해가 갈듯,,,”이라며 “저 X가 추진하는 법들 보라, 어떤 인간인지 금방 알 것이다”고 말했다.

누리꾼 ‘할부귀재’는 “용산에서 죽은 사람들이 테러분자들이고 경찰이 그들을 진압했다면 국가에서 포상을 하고 다들 기뻐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그런데 왜 유족 앞에서 죄송하다고 하는가, 그리고 테러분자들이 자폭을 했는데 왜 수만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억울해 할까”라고 따져 물었다.

누리꾼 ‘달려쪄꺼’는 “아랍 테러조직이 서울에서 테러하려다가 떼죽음을 당해도 그런 표현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자국민 6명이 사망한, 경찰도 1명 사망한 엄청난 사안에 대해서 할 말이냐?”라며 “귀족 또는 천민, 극명하게 이분법적으로 선을 그어놓고 선거철에만 천민들에게 표를 구걸하는가”라고 맹성토했다.

블로거 ‘hangil’은 “늦게 배운 망나니짓이 무섭다더니, 한때 극좌지하조직(인민노련)의 핵심멤버였다가 스스로 전향한 신지호가 멀쩡한 낯짝으로 이토록 무분별한 발언을 내뱉는 모습을 보니, 정말 할 말을 잃을 정도다”라며 “도대체 서울 도봉구 시민들은 왜 이토록 무도한 인간을 국회로 보냈는지 정말 억울하기 조차하다. 그것도 김근태 같은 사람을 버리고...”라고 질타했다.

누리꾼들은 신 의원의 주요 발언만 뽑아 편집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놓기도 했다.

민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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