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중국은 지금 '수족구 병'으로 '난리', 우리는?

pulmaemi 2009. 4. 12. 09:44

백신 無, 위생관리 철저 등 예방 '최선책'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지난해 이 맘 때쯤 중국을 강타해 광범위하게 번졌던 '수족구병'이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허난성에서 277명의 수족구병 환자 발생을 시작으로 현재 18명이 사망했고 베이징을 비롯해 총 발생자 수가 4만2000여 명에 이르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센터 관계자는 "수족구병은 충분히 쉬고 치료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영아 감염시 드물게는 마비가 오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백신이 없어 손 씻기 등을 철저히 해 예방하는 방법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 우린 안심해도 될까?

이번에 중국을 또 다시 강타한 '수족구병'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1개월 앞서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의 전역에 발생하고 있으며 여름철이 되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과연 우리나라는 '이상無' 일까?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서울은 중부 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25도를 넘어가 마치 초여름인 것처럼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났으며 이것은 주말까지 계속된다.

일각에서는 봄은 온데간데없고 벌써부터 기온이 올라가 더워지는데 우리도 수족구병이 돌고 있는 건 아니냐고 우려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족구병에 대한 임상표본감시 결과 올해 들어 364명(3월31일기준)의 환자가 보고 됐으며 연령별로는 2~4세에서 주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 관계자는 "표본감시란 것이 전국의 수만 명의 소아청소년과 의사들 중에서 보고를 하겠다고 참여한 180여명에 한해 보고가 이뤄진 것이기에 숫자로 표현하기 사실상 어렵다"며 "하지만 수족구병은 늘 유행해 왔고 감기처럼 흔한 병이며 아직까지는 유행의 양상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공항 및 항만 검역소에서 귀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 유발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지가 9일 확인한 바 검역질문서와 같은 설문지에 본인이 직접 기입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신고를 해 따로 검사를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잠복기일 경우는 알 수 없을뿐더러 영·유아들이 주로 감염되기 때문에 사실상 발견이 쉽지 않다.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희철 교수는 "대부분 다 호전되고 우리나라는 많지 않지만 고열과 발진에 의해 손발과 입안이 헐고 수막염, 폐렴, 뇌염, 폐부종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접촉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아이들은 물론이며 아이를 돌보는 엄마나 교사들 역시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엔테로바이러스'가 주범?

네 살배기 여아를 둔 직장인 정모(29)씨는 "아이가 손에 반점이 생기고 밥을 잘 못 먹기에 병원에 갔더니 '수족구병'이라고 했다"며 "직장에 나가고 있어서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그냥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수족구병은 선홍색 반점이나 구진, 물집이 손, 발, 입 속에 발생된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원인균은 콕사키 바이러스, 에코 바이러스 등의 장 바이러스(엔테로 바이러스)이며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옮겨진다.

잠복기는 3~5일이며 대변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는 수 주일에 걸쳐 전염성이 있고 전염력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등 보육시설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것은 면역체계가 약한 신생아이며 노약자도 예외는 아니다. 면역체계가 완전치 않은 생후 2주 이내의 신생아가 감염될 경우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의 발생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신장과 이주훈 교수는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장 바이러스 중 하나가 수족구병의 원인이 된다"며 "만약 뇌수막염일 경우 구토를 하고 두통을 호소할 것이고 세균성이 아닌 무균성 수막염은 비교적 치료가 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수족구병은 장내 바이러스의 종류가 많아 백신이 없으므로 대증요법을 쓰며 수액치료를 하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수족구병이 감기처럼 잘 먹고 푹 쉬면 나을 수 있다지만 영아일 경우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입 속에 수포에서 궤양으로 이어지는 병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90%이상이기 때문에 잘 먹기 힘들고 탈수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원 교수는 "수족구병에 감염됐을 경우 잘 먹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탈수가 되면 위험할 수 있다"며 "부드러운 유동식이나 물 종류,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소량씩 자주 주는 방법으로 탈수가 되지 않게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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