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서 사는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 最高

어린이 8명 중 1명꼴 아토피 환자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우리나라 어린이 8명 중 1명은 ‘아토피’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에서 ‘제주’가 어린이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혔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박영민 교수팀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의 원자료를 토대로 18세 이하 어린이 8947명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을 각자의 거주지(16개 시도)·연령·부모의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조사한 결과, 어린이의 평균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13.5%로 집계됐다. 어린이 8명 중 1명꼴이 아토피 환자인 셈이다.

전국에서 아토피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로 나타났다. 17.7%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 뒤를 이어 부산(17.2%), 광주(16.3%), 대구(16.1%)도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시도에 속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은 10∼15% 범위였다.

광역지자체 중 아토피 유병률이 가장 낮은 곳은 충남(9.1%)으로 제주의 절반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수도권보다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아토피 유병률이 높았다는 것이 교수팀 분석이다. 

교수팀은 “남부지역 어린이에게 아토피가 잦은 이유는 불분명하나 저(低)위도 지역 거주자의 아토피 증상이 상대적으로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연령·부모의 소득 수준·거주지의 도농 여부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아토피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이는 5세(19.8%), 8세(19.1%), 6세(18.7%)로 미취학 아동에 집중돼 있었고, 낮은 나이는 15세(7.9%), 18세(8.5%), 16세(10.2%)로 파악됐다. 

부모의 소득이 높은 아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35%나 높았다. 또 도시 거주 아이의 아토피 유병률은 농촌 등 시골에 사는 아이보다 24%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팀은 “도시에 사는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것은 대도시 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오염 물질이 많을수록 아토피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2013년 국내에서 밝혀진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미세먼지·벤젠 등 농도가 짙어질수록 아토피가 심해진다.

도시 거주 어린이의 아토피 유병률이 높은 것은 흙에서 미생물이 줄어드는 등 환경이 개선될수록 천식·아토피·비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병이 늘어난다는 이른바 ‘위생가설’ 때문일 수도 있다고 교수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식과 알레르기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영문 학술지인 ‘AAIR’(Allergy, Asthma&Immunology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