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스트레스 회복력, 개인 성격 차 때문 아니다"

pulmaemi 2015. 5. 27. 15:00

뇌 속 스트레스 회복물질 활성화 차이가 원인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힘든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이를 잘 극복하고 적응하지만 다른 이는 잘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감과 우울증 등 각종 스트레스성 질환으로까지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제까지 막연히 개인 성격차로 여겨왔던 개인별 스트레스 회복력(Resilience)이 뇌 속 스트레스 회복물질의 활성화 차이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김동구(약리학)·김철훈(약리학)·강지인(정신과학) 교수팀이 우리 뇌 속의 신호전달 물질을 받아들이는 수용체(Receptor) 중에 하나인 ‘mGluR5’(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5)이 부족한 경우 스트레스 회복력이 크게 감소하는 것을 찾아냈다고 26일 밝혔다.  

김철훈 교수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mGluR5’수용체가 스트레스 회복력에서도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연구를 시작했다”며 “유전자 조작을 통해 ‘mGluR5’을 제거한 실험용 쥐와 일반 실험용 쥐, 두 집단에게 스트레스 상황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구·김철훈·강지인 교수(사진=연세대 의과대학 제공)

몸집이 큰 쥐가 작은 쥐에게 적대(공격)적 행위를 통해 서열을 정하는 ‘위계(Hierarchy)스트레스’, 전기자극 스트레스, 행동구속 스트레스 등을 부여한 후 그 스트레스 상황을 해제한 안정된 상황에서 쥐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mGluR5’가 제거된 쥐들은 그렇지 않은 일반 쥐들에 비해 실험용 케이지 한쪽 구석에만 머무는 등 지속적으로 행동이 위축된 스트레스 상황을 보여줬다.

이 행동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뇌 속 물질을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상황을 잘 극복한 쥐의 ‘mGluR5’가 제거된 쥐에 비해 활성화돼 있고 이에 비례해 ‘델타포스비’(ΔFosB)라는 스트레스 회복력 물질이 발현된 것을 찾아냈다.

김철훈 교수는 “mGluR5를 활성화시킨다면 스트레스 회복물질인 ‘델타포스비’(ΔFosB)을 발현을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강지인 교수는 “스트레스가 어떻게 우울증을 일으키는지 그 생물학적 기전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뇌 안에서의 치료기전을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개발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동구 교수는 “스트레스 회복인자가 결국 우리 몸 뇌 안에 밝힘으로써 스트레스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연구”라며 “향후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과 암을 비롯한 생활습관병 등 각종 몸과 마음의 병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스트레스에 대해 과학적인 대처법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스트레스 회복력을 강화시키는 다양한 사회적, 심리적, 교육적 방법들의 효과를 객관화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 수 있고 질환의 예방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뇌과학 학술연구지인 ‘Nature Neuroscience’지 온라인 판에 ‘mGluR5 in the nucleus accumbens is critical for promoting resilience to chronic stress’ 제목으로 발표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