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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부터 간염 수직감염돼 사망에 이른 14세 소년…“진료상 과실”

pulmaemi 2015. 3. 27. 13:39

B형 간염 예방조치 및 추적 검사 소홀히 한 의사 책임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1999년 4월, A군은 B형 간염 보균자인 엄마로부터 출생 직후 맞아야 할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백신 예방접종을 24시간이 경과한 뒤에 접종하게 됐다.  

3년 만인 2002년 B형 간염에 감염된 A군은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으나 14살이 되던 2013년 7월 간암말기 진단을 받은지 9개월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로부터 수직 감염돼 14세에 간암말기로 사망한 아들의 유가족에게 의료사고에 대해 병원 측이 1억 7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정결정이 나왔다. 

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로부터 자궁 내 또는 출산 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신생아에게 감염이 되는 것을 수직감염이라 한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에게 수직 감염 예방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 만성 B형 간염으로 진행된 환자를 10여년 동안 진료하면서 초음파검사를 하지 않아 간암이 말기에 이를 때까지 진단하지 못한 의사에게 진료상 과실을 인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산모가 B형 간염 보균자임을 늦게 밝혀 예방접종이 지연되긴 했지만 일찍 접종을 했더라도 수직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 지연과 B형 간염 발병 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병원 측 주장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B형 간염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한 신생아의 수직 감염을 막기 위해 의사는 출산 전 산모의 B형 간염 보균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감염 예방조치를 적절히 하지 못한 의사에게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만성 B형 간염은 간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고, 고위험군의 경우 나이에 상관없이 복부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6개월마다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도 10여년 동안 복부초음파검사 등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위원회는 환자가 출생 직후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을 접종받았다하더라도 수직 감염의 가능성이 있고 간염 진행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아 예후가 좋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병원 측의 과실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위원회는 “이번 조정결정은 간암 발병이 드문 소아청소년기 B형 간염 환자에게도 정기적인 초음파검사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간질환으로 인한 일반적인 사망률(40%)을 적용해 10대 환자의 기대여명을 추정하고 일실소득까지 배상토록 결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