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A형 간염, 개인위생만 철저히 해도 어느 정도 예방 가능

pulmaemi 2009. 4. 4. 08:40

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손주현 교수

[쿠키 건강칼럼]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간염을 말하는데, 수인성 전염병의 하나입니다.

즉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거나 사람과 사람 간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대변-구강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입니다.

바이러스가 구강과 장관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고 혈액을 통해 간에 도달하면 간세포 안에서 바이러스가 활발히 증식하여 결국 간에서 담도를 통해 다시 장관으로 배설되고 최종 대변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대변으로 배출되는 시기는 환자가 증상이 없는 시기인 잠복기에 가장 많이 이루어지게 되고 황달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에는 오히려 타인에 대한 전염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최근 들어 A형 간염의 발생이 많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경우, 또한 이러한 국가와 물적, 인적교류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단 발병은 유치원. 학교 등의 단체급식과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 조리과정에서 오염된 음식재료 혹은 주방용구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므로 철저한 위생 소독이 필요합니다.

증상은 대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약 한 달 가량의 잠복기를 지나 발현되는데, 6세 이전의 소아에서 감염되면 대부분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어도 황달이 동반되지 않아 간염에 이환된 줄 모르고 감기몸살 혹은 장염 등으로 오인되고 지나가는 반면, 성인에서 감염되면 대부분 감기 몸살 같은 발열, 오한, 구역, 심하면 구토 등의 증상이 있고 상복부 혹은 우상복부 통증이나 압통이 동반되기도 하며, 70% 이상의 환자에서 황달을 동반하게 됩니다.

대개는 황달이 나타나야 간염인줄 알게 되며, 그 이전에는 감기 몸살로 오인되어 감기약 등을 잘못 복용하여 일부 환자에서는 간기능 악화를 유발 할 수 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사회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주거환경 및 위생이 좋아지면서 증상이나 합병증이 적은 소아 시기의 감염이 현저히 감소하였고 성인에서의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지닌 항체 보유율이 낮아졌습니다.

국내자료를 보면 80년대에는 10세 이후 85~90%이상에서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2000년대 연구자료에 의하면 10대에는 20%, 20대에는 30%, 30대 초반에는 70%로 10대에서 30대 초반연령의 항체 보유율이 낮아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성인에서 A형 간염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증상이 있는 현증 급성 A형 간염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거의 대부분 일반적 대증 요법으로 회복되는 양호한 경과를 취하지만 약 0.1%에서 급성 전격성 간염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도 있습니다.

또한 드물지만 간경변과 같은 만성 간질환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에는 간기능 부전 등의 급성 악화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A형 간염은 물을 끓여 먹거나, 익히지 않은 날 음식을 삼가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씻는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A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예방접종을 통해 적극 예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젊은 연령의 발병률이 늘어남에 따라 백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아에게 A형간염에 대한 정기 기본 예방접종 도입으로 A형 간염의 발생률을 낮추었고, 2005년 이후에는 만 2세 이상의 접종 대상군에서 만 1세부터 2세 유아를 기본 접종군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A형 간염의 기본 예방접종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최근 기본 예방접종에 대한 비용-효과면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