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유산보다 더 무서운 '유산후유증'

pulmaemi 2009. 4. 3. 11:22

유산 빈도 Up, 불임 확률 Up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인공유산을 경험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유산후유증으로 몸의 이상을 호소하며 산부인과를 다시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부 한모(33)씨는 임신 5개월 만에 소중한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졌다. 한씨는 아무런 진통도 없었는데 갑자기 출혈이 생겼고 아이가 유산됐다. 한씨의 담당의는 “한씨의 증상은 자궁경관무력증으로 임산부가 임신 전 몇 차례 유산경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에 따르면 잦은 인공유산은 자궁경관무력증을 유발해 임신 중반기나 후반기 초에 아무런 진통 없이 자궁경관이 열리면서 출혈이 생기고 태막이 질 내로 탈출되거나 파열돼 결국 습관성 유산을 하게 된다.

◇ 자궁경관무력증... 습관성 유산 야기

전 세계적으로 피임법의 발달로 낙태율은 줄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낙태율은 세계 3위로 불명예를 안고 있다.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로 기록되면서 낙태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이다.

인공유산은 출산 이상으로 몸에 부담을 주는데 인공유산을 경험한 여성 대부분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 후유증이 발생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에 따르면 출혈이 심하면 수혈을 받게 되고 일시적으로 빈혈이 생긴다. 임신을 하면 자궁이 두부처럼 부드러운 상태인데 인공유산 중 태아를 조각내어 하나씩 꺼내기 위해 수차례 수술기구의 사용으로 자궁경부열상이나 자궁천공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혈액이 과응고상태가 되면 혈전이 생겨 폐혈관이 막혀 실신을 하거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된다. 만약 수술 후 태아나 태반 조직의 일부가 자궁 내에 남아 있게 돼 불완전 유산이 되면 부패하여 염증과 출혈을 일으키게 되므로 재수술이 필요하나 극히 드문 경우다.

또 자궁경관무력증을 일으키는데 자궁경부가 무력해져서 진통 없이 습관성 유산을 야기한다. 다음 임신 때 14∼18주에 자궁경부를 묶어줘 조산되는 위험을 방지하는 자궁봉축술을 시행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이시원 교수는 “인공유산으로 수정란이 손상되거나 감염된 자궁내벽에 착상하지 못하고 자궁이외의 곳에 착상을 하면 자궁 외 임신가능성이 있고 골반 내 염증과 자궁 손상이 생기고 심하면 패혈증으로 발전돼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태아 네 명 중 한 명만이 출산될 정도로 인공유산이 늘고 있는데 인공유산의 빈도가 높을수록 불임 가능성도 따라서 높아진다. 원치 않는 임신이거나 계획에 없던 임신이라는 이유로 인공유산을 했지만 정작 임신을 원할 때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잦은 낙태로 자칫 자궁 내막조직에 유착이나 염증 등이 생겨나는 경우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이 어려워 불임으로 확대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산이 잦아지게 되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한승수 교수는 “인공유산은 자궁내막의 협착으로 불임을 초래할 수 있고 반복적인 인공유산으로 자궁내막이 유착돼 염증을 일으켜 골반염으로 발전하면 나팔관과 자궁내막이 막혀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인공유산 후 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

인공유산 후 자궁 내막에 유착이 생기면 생리의 양이 줄거나 생리불순을 겪게 된다. 또 요통이나 복통이 올 수 있으므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는 것 못지않게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수술 후 최소 2주 정도는 쉬며 몸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며 몸의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무리한 일이나 운동은 삼가고 피곤이 쌓이지 않도록 한다.

사우나나 입욕은 피하고 샤워만 하는 것이 좋고 입욕은 4주 이후에 하도록 한다. 샤워를 할 때에도 따뜻한 물로 간단하게 샤워만 하는 것이 좋으며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는 “수술 1주 후 다시 병원에 내원해 자궁내막에 찌꺼기는 없는지, 출혈은 있는지 초음파로 인공유산수술이 잘 됐는지 체크하며 한 달 뒤 자궁 기능 이상, 자율 신경 실조 증상, 자궁의 상태나 자궁경부와 생식기에 상처는 없는지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ralph0407@mdtoday.co.kr)

관련기사
  ▶ '유산·낙태' 한 여성 정신병 발병 위험 3배
  ▶ 임산부 동의없이 7개월 태아 낙태수술 의사 집유
  ▶ 기혼女 33% 원치않는 임신으로 '낙태' 경험
  ▶ '유산' 한 번 이라도 하면 '임신 후유증' ↑
  ▶ 인공임신중절 2번 이상 한 여성 '임신후유증' 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