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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04년과 2014년 직업가치관 순위 10

pulmaemi 2014. 10. 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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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한 직장에 머무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지난 5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평균 5년8개월’이다. 하지만 체감하는 현실의 직업안정성은 통계 수치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몇 달에서 2년까지 미리 고용기간을 정하는 기간제 일자리는 물론 노동법의 규율에서 벗어난 각종 특수고용 형태 일자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전체 노동자의 46%가 비정규직인 기형적 고용구조가 일상화했다. 지금 산업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는 일은 시키되 고용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유노동 무책임’이다. 노동자가 직업을 고를 때 안정성을 가장 큰 가치로 꼽지 않는다면 그게 되레 이상한 일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7일 발표한 직업가치관 조사 결과를 보면, 취업자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직업안정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8월 전국 105개 직업별 노동자 3148명을 대상으로 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work.go.kr)에서 온라인 표집조사를 벌인 결과 직업안정은 3.78점(5점 척도 기준)을 받아 2위 ‘몸과 마음의 여유’(3.77점)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04년 같은 조사 때는 직업안정이 3위였다. ‘몸과 마음의 여유’는 10년 전에도 2위였다. 당시 1위를 차지한 ‘성취’는 이번 조사에서 3위(3.64점)로 내려앉았다. 10년 새 한국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이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방증하는 변화다.

 

‘금전적 보상’(3.63점)과 ‘인정’(3.50점)이 뒤를 이어 4·5위를 차지했다. 금전적 보상은 10년 전엔 7위였으나 이번엔 4위로 올라서며 중요한 가치관으로 떠올랐다. 돈과 성취감도 중요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은 내 일자리가 안정되는 걸 가장 바라는 셈이다.

 

나이대별로 봐도 ‘직업안정’은 20대를 뺀 모든 연령층에서 직업 가치관 1위를 차지했다. 20대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직업안정’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직업안정은 20대에서 3.72점을 받다 30대(3.77점)→40대(3.82점)→50대(3.83점)로 갈수록 중요도가 점점 커졌다.

 

조사를 한 고용정보원의 이효남 전임연구원은 “계약직 등 비정규직이 늘고 정년은 보장되지 않고 40~50대 조기퇴직이 증가하는 등 고용환경이 변해 구직자들이 과거에 비해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는 고용안정과 정년보장,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근로환경 조성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