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 질환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5년 새 무려 119.6% 증가

pulmaemi 2014. 10. 14. 14:08
진단받고 치료 받는 환자 단 2%, ‘질병’ 인식 부재가 병 키워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3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6년 5329명이던 중증 COPD 환자가 5년 만에 1만1071명으로 무려 119.6%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증 COPD 환자는 16만5792명에서 17만4106명으로 5% 증가했다. 전체 COPD 환자 중 중증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에는 3%였지만 2010년에는 6%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COPD로 목숨을 위협 받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가 지금으로부터 6년 뒤인 2020년, 세계 주요 사망원인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4대 만성질병 중 하나로 꼽히는 COPD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은 세계에서 한 해 약 300만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 학회 정보위원장 안중현 교수(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COPD 환자의 90% 정도는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중증화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COPD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향후 심한 중증으로 발전하게 될 뿐만 아니라 호흡기계의 영역을 넘어 각종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전신쇠약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COPD 진단 받고도 치료 받는 환자 2%에 불과, 방치해서 병 키워

COPD는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지만 관리는 미미한 실정이다.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COPD로 진단 받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COPD로 진단 받는 환자 중 단 2.1%만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통계도 있다. 

COPD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도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폐의 기능이 50% 망가져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이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나 점점 지속적으로 변하며 잠자는 중에도 기침이 계속된다. 가래는 주로 아침에 기침과 함께 배출되는데 양이 적고 끈끈하다. COPD는 아침에 기침이 심해진다는 점에서 주로 증상이 밤에 악화되는 천식과 구분된다. 

◇ 폐기능 검사 필수…생애전환기 검진에 포함돼야

COPD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흡연자일수록 정기검진 시 폐 기능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야 질환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

단계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동시에 숨이 차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초기에는 기관지 확장제를, 중증 환자에게는 기본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에 흡입용 스테로이드를 추가하고, 만성기관지염 타입의 경우에는 항염증제를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바이러스 감염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독감백신 접종을 맞아야 한다.

안중현 교수는 “COPD는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가벼운 감기로 오인할 정도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며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진단 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추후 중증환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교수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40세, 65세에 실시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폐기능 검사를 포함하도록 국가차원에서 제도적인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