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원을 남용하는 인간의 부주의함 때문에 21세기 말에는 해양 생물 중 다수가 멸종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대량 배출되고 이것이 다시 바다로 녹아들어 가면서, 해양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이 흘러나오는 원인은 바닷물의 산성화에 있습니다. 바닷물에 용해된 온실가스가 바닷물의 산도를 높이면서 해양 생물의 건강은 물론 번식, 먹이 사슬 구조 등 해양 생태계 전반의 역학을 뒤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부 유럽의 발트 해에서는 산도가 높은 바닷물에 내성을 지닌 조류(algae)가 과잉 번식하면서 용존산소 비율을 낮추고 바닷물을 더욱 오염시켰고, 그 결과 해양 생물의 1/3가량이 사라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죠.
바닷물 산성화의 주범은 바로 온실가스입니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가운데 1/3가량이 바다로 흡수되고 있는데, 바닷물에 흡수된 온실가스는 일반적으로 약산성을 띕니다. 과학자들은 무분별한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격하게 높아지면서 이러한 산성화 작용이 과거보다 10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산업화 이전에는 바다의 pH가 8.2 수준에 머물렀으나 현재 이 수치는 8.1로 떨어졌고 2100년경에는 7.7~7.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바다의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초래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앙은 산호초의 멸종입니다. 산성화된 바닷물은 산호초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녹여 산호초를 멸종시킬 수 있습니다. 바닷속 열대 우림이라고 불리는 산호초는 약 4,000종 이상의 물고기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전체 해양생물의 약 25%의 생존에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산호초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를 서식지로 삼고 있는 해양 생물의 생존에도 큰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다의 산성화가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위협은 해저 메탄가스의 유출입니다. 현재 해저에는 다량의 메탄가스가 반고체 상태로 매장되어 있습니다. 바닷물의 온도 및 화학적 구성의 변화는 이러한 메탄가스층의 안정성을 크게 해쳐, 다량의 메탄가스가 삽시간에 대기 중으로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온난화 작용이 심하다고 알려진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다량 방출된다면, 지구는 돌연 화성처럼 변모할지도 모릅니다. (News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