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한국인 8명 중 1명이 알코올·마약·도박·인터넷게임 등 하나 이상의 중독자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진행된 중독포럼 ‘창립 2주년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서 정슬기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같은 주장했다.
정슬기 교수는 이날 “한국에서 4대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109조 5000억원으로 추계되며, 한국인 8명 중 1명이 중독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생물학적, 심리, 가족, 환경요인을 꼽으며, 이 중 사회문화적 관점은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화적 요소가 중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음주에 대한 한국 문화는 허용적인 반면, 음주에 대한 대응은 매우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시군구 내 문화기반시설수가 적을수록 음주관련 진료비나 주취폭력범죄가 높다는 논문을 인용하며 “한국 내 보다 정밀한 알코올가용성 정책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상규 한림대 의과 교수는 정신행동질환 중 중독이 가장 높은 유병율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다른 정신질환과의 공존이 매우 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외 통계를 들어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자의 40~50%가 평생 1개 이상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는 도박장애나 인터넷게임장애 등에서도 20~40%까지 공존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서정석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독 예방에 있어 뇌과학적 지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1950년대 뇌과학 연구자들은 뇌에서 자극이 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쁨과 쾌감이 유발되는 뇌의 보상회로를 발견한 뒤 뇌과학의 발달도 인간의 뇌에서 이러한 보상회로가 발견됐다.
또한 1980년대 이후 알코올과 마약이 이러한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중독을 유발함이 밝혀졌고, 2000년 이후 도박장애 2010년을 전후해 인터넷게임장애도 약물중독과 유사하게 보상회로의 과도한 자극과 반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중독의 뇌의 기전을 이해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보상회로를 건전하고 생산적으로 자극시킬 수 있는 동기가 유발되고 이를 통해 자기조절력의 향상이라는 중독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중독포럼 창립 2주년 기념 긴급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6%가 4대 중독 중 인터넷게임중독에 대한 대책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대답했고, 그 뒤를 이어 알코올 23.2%, 도박 14.1%, 약물 5.8% 등 순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과반수 이상은 주변에 중독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고 인식, 그러나 실제로 60% 이상은 4대 중독의 예방 및 치료 서비스와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0명 중 7명(67%)은 인터넷 중독을 알코올, 도박, 약물 등 여타 중독과 함께 통합적으로 예방관리 할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정신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술의 효과에 대한 다섯 과학자의 의견 (0) | 2014.07.17 |
---|---|
'정신적스트레스' 뇌졸중 위험 높여 (0) | 2014.07.14 |
잠 부족하면 뇌 일찍 늙는다 (0) | 2014.07.04 |
'지중해식식사' 잘 따른 아이들 비만 위험 15% 낮아 (0) | 2014.06.23 |
무리한 운동으로 여기저기가 쑤시다 (0) | 2014.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