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감기약 고르듯 유방암 항암제 선택 가능성 열어

pulmaemi 2014. 6. 25. 13:30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유방암 환자의 종양조직을 이용한 항암제 감수성 검사결과가 유방암환자가 수술 전 시행하는 화학요법에서 보이는 반응과 유사해 항암제 감수성 검사가 실제 유방암 환자의 항암제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논문은 우리나라 여성암 발생률 2위인 유방암 환자가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항암제 중 특정 항암제를 선별할 수 있는 검사법 또는 지표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지닌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이학민 교수팀은 2004년 1월부터 2010년 12월 사이 유방암 수술을 받은 496명의 환자로부터 채취한 500개의 종양조직을 대상으로 ATP(아데노신 삼인산)를 기반으로 항암제감수성 검사를 시행해 유방암의 분자아형에 따른 항암제 감수성의 양상이 실제 항암치료를 받는 유방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아형 별 항암제 반응성 양상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종양조직을 5개의 아형(내강형 A, 내강형B/HER2음성, 내강형 B/HER2양성, HER2아형, 삼중음성아형)군으로 분류하고 다양한 항암약제를 사용해 세포가 사멸하는 값을 측정해 계산했다. 
▲정준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총 212개의 종양조직으로 가장 많은 아형군을 차지한 내강형 A군은 5-Fluorouracil과 메소트렉세이트(Methotrexate)를 제외한 나머지 여러 항암제(doxorubicin, epirubicin, paclitaxel, docetaxel, gemcitabine, vinorelbine, cisplatin)에 의한 평균 세포사멸률이 가장 낮게 측정됐다.
 
HER2 아형군과 삼중음성아형군은 거의 모든 항암제에서 평균 세포사멸률이 가장 높은 반응을 보여 항암제에 의한 치료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를 줬다. 특히, 삼중음성아형군은 cisplatin에 의한 세포사멸률이 가장 높다는 특징을 보여줬다.

내강형 B/ HER2 양성군은 anthracycline 항암제에 대하여 높은 반응을 보였다.

또한, Ki67의 높은 발현은 epirubicin, paclitaxel, docetaxel, gemcitabine, vinorelbine, cisplatin과 같은 약제에 대한 높은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정준 교수는 “초기단계를 넘어 일정수준으로 병기가 진행 됐거나 종양이 지닌 성질이 공격적인 유방암환자의 치료단계에서 항암제의 사용은 수술만큼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연구진이 다양한 항암제 가운데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특정 항암제를 선택할 수 있는 검사법 또는 지표를 구하고자 노력했으나 신통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종양조직이 항암제와 결합하면 반응하는 감수성 검사를 이용해 가장 효과적인 항암제를 선택할 수 있지 않겠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비록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완벽히 선택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여러 유형의 유방암 조직을 이용한 항암제 감수성 검사결과가 실제 유방암환자가 보이는 항암제 반응과 유사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러한 결과를 활용한 연구가 거듭되면 세균 치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항생제를 고르듯, 유방암 치료를 위해 가장 반응성이 뛰어난 항암제를 고를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은 ‘일본임상암학회(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1.9)' 2014년 5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