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바다 속 또 다른 위협, 잠수병

pulmaemi 2014. 5. 15. 14:26

정해진 시간 이상의 잠수 피해야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지난 6일 세월호 여객선 구조 작업 중 잠수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사고해역의 물살은 세고 시계도 20cm에 불과한 최악의 상황에서 연일 긴급 구조작업으로 잠수를 반복해야 하는 잠수요원들이 잠수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잠수사를 위협하는 잠수병은 무엇일까.

잠수관련 질환은 물의 깊이에 따라 나타나는 기압차 때문에 발생한다. 먼저 하강의 경우 인체에 작용하는 압력이 증가하게 돼 인체 내에 기체를 함유하는 폐, 귀, 부비동에 기계적인 압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깊이가 깊어질수록 잠수요원이 호흡하는 혼합 기체들의 압력이 증가하게 돼 체내에 더 많은 질소, 산소가 축적돼 수중에서 술에 취한 것 같은 몽롱한 상태의 질소 마취나 산소 중독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성원영 교수(사진=을지대학교병원 제공)

반대로 해수면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 인체 조직과 혈류에 과잉으로 녹아 있던 질소가 폐를 통해 빠져나가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돼 질소가 기포 형태로 변해 혈류를 패색시키거나 직접 주변 조직에 압력을 주거나 국소 염증을 일으켜 여러 형태의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잠수병(감압병)이다.

잠수병은 주로 감압표에 따르는 감압 없이 상승할 때 발생하지만 심한 수중작업, 낮은 수온, 여성, 비만, 음주, 반복 잠수 등에 의해서도 발생하고 대부분의 잠수병 증상은 다이빙 직후로부터 수 시간 내에 발생하지만 수 일 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잠수병은 주요 사지 관절의 통증, 가려움증, 대리석 형태의 피부 질환, 임파선의 통증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더욱 심한 형태로 어지러움, 난청과 같은 전정기계 이상, 흉통, 호흡곤란과 같은 심폐기능 이상, 하지마비, 감각이상, 배뇨곤란 등의 신경계 이상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급격한 상승에 의한 기체의 팽창으로 폐 과팽창, 폐 파열과 같은 폐 손상이 유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동맥 공기 색전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공기가 뇌동맥으로 유입되는 경우 의식소실, 감각이상, 실어증, 경련, 편측마비 등 다양한 형태의 신경학적 이상을 유발할 수 있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상승 중 혹은 수면에 도달 후 수 분 내에 증상을 보이며 일시적인 호전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재가압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손상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잠수병을 예방해야 한다. 보통 60m 수심에서 30분간 작업한 후 수면으로 복귀할 때 적절한 감압시간은 70여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런 규칙을 준수하는 데는 사실상 어려움이 따른다.

잠수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작은 증상이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치료돼야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 “잠수병 예방을 위해 정해진 시간 이상의 잠수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인 잠수를 피하고 감압표에 의해 잠수를 해야 하며 해수면 상승시에 1분에 9m의 속도로 가급적 천천히 상승하고 과팽창으로 인한 상해를 예방하기 위해 숨을 참지 말고 의식적으로 정상적인 흡기와 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수병 환자들의 경우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아 잠수 전, 후에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잠수병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상황에 따라 심해 잠수를 요하는 세월호 구조에 참여하는 잠수요원의 경우 구조 및 해저 작업을 위해 산소와 질소 혼합 기체 대신 질소보다 혈액 용해도가 작은 헬륨을 사용한 산소 혼합 기체를 사용해 잠수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