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절반만이 가정폭력 발생하면 “신고하겠다”

부부폭력 발생률, 10명 중 4명 꼴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성인 남녀 중 자신 혹은 이웃집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의견은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자신의 집에서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55.0%가 “신고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웃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절반 가량인 55.6% 만이 신고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은 ‘가족이므로’ 신고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57.4%를 차지했고, ‘대화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응답자도 23.7%에 달했다. 이웃 가정폭력을 신고하지 않는 이유로 '남의 일이므로'가 55.8%로 가장 많았다.

지난 1년간 자녀에 대한 폭력 발생률은 46.1%로 2010년(59.1%) 대비 13% 줄었다. 자녀 폭력은 신체적 폭력(18.3%) 보다 “때리겠다”고 위협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정서적 폭력(42.8%)이 더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폭력 발생률도 2010년(53.8%)에 비해 지난 1년간 45.5%로 감소했다. 하지만 10명 중 4명 꼴에 해당한다. 폭력피해가 시작된 시기는 여성의 62.1%, 남성의 61%가 결혼 후 5년 미만부터 시작됐으며, 여성의 경우 결혼 전 교제기간에 폭력피해가 시작됐다는 응답도 3.7%에 달했다.

부부폭력으로 인해 17%는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으며, 6.2%도 신체적 상해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주로 ‘자신에 대한 실망, 무력감, 자아상실’(70%), ‘가해자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37.7%), ‘매사에 대한 불안, 우울’(30.6%)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부부폭력 상황에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단 0.8%에 불과하고 68.0%는 그냥 있거나, 자리를 피해 집밖으로 도망갔다는 응답도 16.8%에 달했다. 이들이 그냥 있었던 이유는 ‘가족이기 때문에’ 혹은 ‘그 순간만 넘기면 되기 때문에’ ‘창피해서’라고 대답했다.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가족원으로부터 폭력 피해 비율도 10.3%에 달했다. 가해자는 아들(47.1%), 며느리(20.5%), 딸(10.6%) 순이었다.

하지만 가정폭력의 관한 법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혀 모른다’는 응답은 19.0%, ‘내용을 잘 알고 있다’ 19.7%, ‘들어본 적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른다’ 61.3%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해 6월 발표한 ‘가정폭력 방지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년간 부부폭력 발생률이 3년 전에 비해 낮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가정폭력 발생시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을 경찰서에 전담 배치하여 가정폭력 사건에 적극 대응토록 하고, 피해자 보호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홍보활동도 적극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ejsh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