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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만성축농증 발병 원인 새롭게 규명

pulmaemi 2013. 11. 29. 09:04

바이러스 감염세포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 기능장애가 만성축농증 원인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이 잦은 만성축농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새롭게 밝혀내, 만성축농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와 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 김헌식 교수팀은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기능장애가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자연살해세포’는 바이러스감염세포나 암세포 등 표적세포를 세포질 과립(granule)을 방출해 바로 죽이거나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해 무력화시키는 면역세포이다.

연구진은 축농증 환자 18명과 건강한 정상인 19명의 혈액에서 말초혈액을 분리한 후, 유액상태의 세포 크기, 내부구조, 기능 등을 측정하는 유세포분석을 통해 두 실험군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표적세포 221을 투입하자, 정상인의 ‘자연살해세포’는 24%가 반응한 반면 축농증 환자의 반응률은 10%에 그쳤다.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축농증 환자의 세포질 과립 방출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것이다.

특히 재발성중증 축농증 환자일수록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장애가 심했다. 축농증환자 18명을 재발성중증 8명, 경증 10명으로 나눠 각각에게 자극을 준 결과, 재발성중증 축농증환자는 특정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IFN-감마와 TNF-알파를 경증환자에 비해 훨씬 적게 만들었다.

재발성중증 환자의 IFN-감마 발현율이 7%로 경증 환자(14%)의 50%, 정상인(28%)의 25% 수준에 그친 것이다. TNF-알파의 경우, 실험군 간 발현율의 차이가 IFN-감마에 비해 덜 심했지만, 재발성중증 환자(10%)가 정상인(18%)과 경증환자(12%)에 비해 발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축농증 환자와 정상인의 ‘자연살해세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수용체의 발현도 비교분석해봤다. 그 결과, 두 실험군에서 대다수 수용체의 발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축농증 환자의 경우 특정 활성수용체(NKp46)의 발현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

김헌식 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 교수는 “이전까지는 얼굴뼈의 빈 공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염증을 일으켜 축농증이 발생한다는 세균학적 관점의 연구가 많이 있었지만, 정확한 면역학적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다”며 “이번 연구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중심으로 한 전신적인 면역반응의 결함이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용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축농증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살펴보는 표지자(marker)로 활용해 향후 치료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자연살해세포 활성을 증진시키는 약제 개발을 통해 수술에도 불구하고 30~40%를 차지하는 재발성중증 축농증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중개연구과제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미국에서 발행하는 의과학 기초연구분야 국제 SCI 학술지인 PLOS onE 2013년 10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박지혜 기자(jjnwin9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