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입생 60% 사립고 출신…외고·자사고 영향
국·공립고 중에선 과학고·영재학교가 자존심 지켰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올해 서울대에 10명 이상 합격시킨 고교는 전국에 61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 외국어고·자사고의 강세 속에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사립고(60%) 졸업자가 국·공립고(40%) 출신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60% 사립고 졸업생
이투스청솔은 이 같은 내용의 '2013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고교 설립유형별 분석' 자료를 19일 발표했다. 사립과 국·공립의 고교 설립유형별로 나눠 올해 서울대 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투스청솔은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신입생(최종등록 기준)은 사립고 출신이 전체의 59.6%인 1958명이었다. 국·공립고 졸업자(40.4%인 1325명)의 약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립 외고와 자사고가 강세를 보였으며 국·공립 중에선 과학고·영재학교가 자존심을 지켰다.
일반고 기준으로도 서울대 신입생의 59.1%가 사립, 40.9%가 국·공립 출신으로 조사돼 큰 차이를 보였다. 2013학년도 교육통계를 보면 고교 졸업자 63만1197명 중 국·공립은 55.3%(34만9176명), 사립은 44.7%(28만2021명)였으나 서울대 합격자 비율에선 역전됐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학생 수로만 따지면 국·공립고 비중이 높은데 오히려 서울대 진학은 사립고가 더 많았다"며 "사립고가 국·공립고에 비해 학생들의 공부와 진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입시 결과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1학년도와 비교해도 사립고 출신 비중이 올라갔다. 당시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사립고 출신은 58.1%로 2년새 1.5%포인트 높아졌다.
<표>2013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고교 유형별 배출 현황 (최종등록 기준, 15명 이상) / 이투스청솔 제공
○ 서울대 두자릿수 합격시킨 고교 전국 61곳
재학생과 재수생 등을 합쳐 서울대 합격자를 10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전국에 61개였다. 또한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이라도 낸 고교는 893곳으로 집계됐다.
서울대에 50명 이상 대거 합격시킨 학교는 전국에 단 5곳. △대원외고 83명 △서울과학고 82명 △서울예술고 79명 △경기과학고 57명 △상산고 52명 등 특목고와 전국단위선발 자사고 뿐이었다.
사립고 가운데선 외고와 자사고, 예고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외고는 대원외고를 필두로 용인외고(45명) 대일외고(41명) 명덕외고(36명) 안양외고(21명) 고양외고(20명) 한영외고(19명) 등이, 자사고는 상산고를 비롯해 하나고(44명) 민족사관고(42명) 안산동산고(29명) 현대청운고(27명) 포항제철고(25명) 등이 많은 합격자를 냈다. 서울예고와 선화예고(33명) 출신도 많았다.
다수 합격자를 배출한 국·공립고는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대부분이었다.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외에도 세종과학고 한성과학고(이상 30명) 한국과학영재학교(29명) 경남과학고(20명)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립 예고인 국악고도 26명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목고와 전국단위선발 자사고를 제외한 일반고 중에선 사립인 휘문고(30명) 한일고(19명) 단국대 사범대학부속고(17명) 중산고(16명) 경신고(15명) 등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공립으로는 공주대 사대부고(16명)가 순위권에 들었다.
그나마 일반고 기준 10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한 학교 24곳도 소위 '명문 학군'에 몰리는 현상을 보였다. 서울에선 강남(9개교)·서초(3개교)·송파구(1개교) 등 대치동 학원가 인근 강남3구, 목동이 소재한 양천구(2개교), 중계동이 있는 노원구(1개교) 외에 10명 이상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일반고가 전무했다. 지방에선 학군이 좋은 대구 수성구(2개교) 정도가 눈에 띄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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