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과민반응 환자에 유사약물 처방해 쇼크… "C대병원 4억5000 배상"

법원 "동일한 과민 반응 약물은 처방 피해야"

 

［메디컬투데이 정휘 기자］

아스피린 과민반응 환자에게 동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약물을 처방해 장애를 유발한 병원이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최근 아스피린 과민반응을 보이는 천식환자에게 민감한 약물을 투여해 뇌손상을 발생시킨 C대병원에 4억5000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선고했다.

2010년 8월경 기관지 천식을 앓아 오던 환자A씨는 C대병원 이비인후과에 내원해 과거 기관지 천식으로 입원한 사실과 아스피린에 과민반응 증상이 있음을 알렸다.

이에 따라 C대병원 의사 K씨는 A씨에게 중비도 용종 절제술 및 내시경 하 부비동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같은 날 의사 S씨는 환자 A씨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인 케토락을 주사했는데 이후 40분이 경과하자 A씨에게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틀 후 A씨는 다시 숨이 차는 증세를 보였고 맥박 및 혈압이 잡히지 않아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했으나 A씨는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돼 독립보행 및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환자측은 C대병원에 대해 천식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는 케토락을 주사해 호흡곤란으로 인한 장애를 발생시킨 과실로 10억6500여만원을 보상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환자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의료진의 약물투여 행위와 환자 뇌손상 간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아스피린에 의한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 케토락에도 동일한 과민반응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피하지 않았던 점에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손해배상책임 제한 사유로 "A씨가 과거 아스피린을 투여 받고도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은 적이 있었다는 점과 호흡곤란이 발생한 후 즉각 산소를 공급하는 등으로 증상을 완화했던 점을 들어 책임 비율을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메디컬투데이 정휘 기자(jwmt88@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