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건강칼럼] 전신 홍반루푸스

pulmaemi 2013. 8. 12. 10:54

이광훈 교수 / 동국대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루푸스는 가임기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때 자가면역이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기 자신에게 반응하고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말하며 이로 인해 피부, 신장, 폐, 신경 등 다양한 장기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가면역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전신 홍반 루푸스다.

아직까지 루푸스의 원인이 불명확하다. 일반적으로 몇 가지 유전인자의 이상, 호르몬, 환경적인 요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질병이 발생한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모르고 있다. 자외선 노출, 흡연, 스트레스 혹은 일부 바이러스 감염이 루푸스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인자로 주목되고 있다.

루푸스의 증상은 매우 다양해 천 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는 별명이 있다. 환자마다 침범되는 장기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도 개인마다 매우 다양하다.

우선 피부 증상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양쪽 뺨에 나비 모양의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적이며 그 외에도 원판성 발진, 광과민성, 구강 궤양 등이 있다. 뺨에 주로 생기는 나비 모양의 발진은 편평하거나 약간 융기된 홍반을 말하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코와 입술 사이의 주름 (흔히 말하는 팔자 주름)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나비 모양의 발진은 보통 수 일~수 주간 지속된다. 원판성 발진은 나비 모양의 발진과는 달리 경계가 분명하며 표면에 인설이 있고 얼굴, 두피 부위에 자주 발생한다. 나비 모양의 발진과는 달리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흉터가 남으면서 치유된다.

광과민성이란 피부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이후 홍반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구강 궤양도 루푸스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점막이 존재하는 모든 부위에 궤양이 발생할 수 있지만 구강 궤양이 가장 흔히 발생한다. 보통 궤양은 그 깊이가 얕고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관절통 역시 루푸스 환자에서 관찰되는 흔한 증상이다. 주로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 부종과 통증 그리고 강직 (뻣뻣함)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류마티스 관절염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관절의 파괴되지는 않는 점이 다르다. 일부 환자에서는 관절염의 증상 없이 단순히 관절이 아프기도 한다.

또한 신장 침범이 있을 경우 단백뇨, 혈뇨 등이 나오게 되는데 질병 초기엔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신부전이나 신증후군으로 진행될 경우 거품뇨가 보이기도 하고 하지 부종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소변의 양이 줄게 된다.

아울러 루푸스 환자에서 뇌신경계 침범은 흔한 편이다.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단순한 두통에서부터 우울증, 정신병, 의식저하와 같은 심각한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말초 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팔다리가 저리는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 루푸스에서는 장막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장막이란 우리 몸의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섬유막이다. 우리 몸의 폐, 심장, 위장관을 둘러싸고 있는 장막이 침범될 경우 장막에 염증이 발생해 해당 장기 부위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안구, 말초 혈관 등에도 다양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루푸스는 1997년 개정된 미국 류마티스 학회의 기준에 따라 ▲뺨의 발진 ▲원판상 발진 ▲광과민성 ▲구강 궤양 ▲관절염 ▲장막염 ▲신질환 ▲신경학적 질환 ▲혈액학적 질환 ▲면역학적 질환 ▲항핵항체 등 11가지 중 4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 진단한다.

현재까지 루푸스를 완치하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제 및 치료 방법이 개발됐고 질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현재 루푸스의 10년 생존율은 90%를 넘는다. 따라서 병을 완전히 없애긴 힘들지만 급성 악화를 적절히 치료하고 질병 활성도가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잘한다면 루푸스도 치료가 잘 되는 병이 될 수 있다.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editor@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