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생존자,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에 시달려

폐암 생존자 830명 대상으로 조사… 삶의 질 향상 위한 통합관리 필요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폐암 생존자들은 암을 완치해도 암을 겪기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암 치료 후 통합적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와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받은 생존자 83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정보제공(Information) ▲지지적 케어(Supportive care) ▲교육과 상담(Education and counseling) ▲사회 경제적 지원(Socioeconomics support) 등 4개 도메인 19개 항목에 대해 수요(필요)와 충족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생존자들이 정보제공 도메인에서 매우 필요하다고 한 항목은 치료과정 및 예후에 대한 설명(56.1%), 암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50.6%)와 암검진(43.2%)이었다. 또한 지지적 케어에서는 암 치료의 부작용 관리(36.2%)와 피로, 통증, 식욕부진 등 신체적 증상에 대한 관리(32.6%)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교육과 상담에서는 식이, 운동 및 체중조절에 대한 교육·상담(36.3%)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항목이라고 꼽았으며 사회경제적 지원에서는 경제적 지원(24.8%)과 지역사회 자원(22.3%)에 대한 필요를 호소했다.

치료 후 매우 필요하지만 충족되지 않는 ‘불충족 수요’의 경우 ▲경제적 지원(90.4%) ▲우울 불안에 대한 상담·치료(63.5%)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정보(59.8%) ▲식이, 운동 및 체중조절에 대한 교육·상담(55.1%) 순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심영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암의 조기발견과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완치되거나 장기간 생존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생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삶에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는 의료진이 생존자의 건강관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고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충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2010년 암과 같은 중증질환의 본인부담율은 10%에서 5%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암 치료 후의 건강관리, 교육 및 상담, 지지요법 등은 생존자의 기대 수요만큼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윤영호 교수는 “암환자와 가족들은 암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많은 신체적·사회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져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 환자들의 건강과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암정복2015’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국가단위에서 암환자의 건강관리실태를 조사하고 포괄적인 관리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암전문의료기관은 환자들에게 통합적인 평가와 건강관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윤 교수는 “건강보험제도에서 ‘암 치료 후 평가 및 건강관리’는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도 매우 중요하므로 암 치료와 연관된 정상적인 의료행위로 인정해야 하며 이는 암환자의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암학회지인 ‘Annals of onc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