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강요로 암 악화된 사병, 국가유공자 인정

건강 이상 호소했으나 무시하고 훈련 지속…치료시기 놓쳐 암 4기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군 복무 중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음도 불구하고 대처없이 훈련을 지속시켜 증상을 악화시킨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판사 문성호)은 입대 후 몸에 이상에 생겨 상부에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훈련과 근무를 계속하게 해 증세가 악화된 사병 A씨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9년 9월 육군에 입대한 A씨는 입영당시 188cm의 키에 몸무게 73kg으로 건강했으나 입대1년 후 사격 훈련 중 왼쪽 눈이 감기지 않는 증상이 발생했다.

A씨는 상부에 바로 보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몇 달 후 A씨는 안면마비가 와 음식물을 삼킬 수 없어 미숫가루로 식사를 해야하는 등 문제가 생겼다. 그럼에도 모든 훈련과 야간, 주말근무는 계속됐다.

이후 국군 병원을 찾았으나 이상소견이 없다고 하자 A씨는 휴가를 내고 찾은 민간 대형병원에서 흉선암 4기에 중증근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의병제대후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고 국가유공자로 인정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지난 2011년 서울지방보훈청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12일 승소판결을 받게됐다.

문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조기에 발견했다면 악화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군이 신씨에 대한 진단과 검진을 소홀히 해 증상을 악화하도록 한 책임이 있다”며 “흉선암이 훈련 때문에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더라도 훈련 등으로 인해 기존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된 경우에도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야 한다”판시했다.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ejsh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