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감기약으로 마약제조… 식약처의 대응은?

일반 감기약 주성분인 슈도에페드린, 관리 규제 없어

 

［메디컬투데이 김경선 기자］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종합감기약을 사용해 마약을 제조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관리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별다른 대응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의원(민주통합당)은 제315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기약의 주성분인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추출해 마약을 제조하는 불법행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대응방안을 요구했다.

이목희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3일 용량(720㎎)을 초과 구입할 때 판매일자 및 판매량, 구입자 성명 등을 기재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으나 약국을 돌아다니면서 감기약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관리 방안이 유명무실해졌다.

이에 지난해 11월에는 감기약을 청국장으로 위장해 맥시코로 밀수출한 경우가 적발됐다. 당시 감기약 1950만알, 30억원 어치를 구매했음에도 식약청 조치에 의한 제제는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인천에서 감기약으로 필로폰 10KG, 시가 330억원 어치를 제조한 국제 마약 조직을 적발한 바 있다. 이들은 감기약 구입이 어려운 호주를 피해 한국에서 구입한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해 이를 호주로 밀수출 했다.

'슈도에페드린' 함량이 높은 종합감기약의 경우 약품을 구성하는 다른 성분이 1개일 뿐더러 함량도 극미량으로 마약의 원료인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전문화학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마약을 사용한 사건이 적발됐다.

경남 창원시에서 화학분야 전문가가 아닌 30대 남성 2명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와 화학책만 보고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하는 방법을 익혀 필로폰을 제조한 것이다.

이에 이목희 의원은 "현재 식약처는 '슈도에페드린' 단일제로 제조된 약제에 대해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해서 관리하고 있으나 이보다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종합감기약의 경우 별도의 관리없이 유통되고 있다"라며 "식약처에서는 일반감기약이 ‘슈도에페드린’ 단일제제가 아니기 때문에추출이 어려워 마약 제조가 힘들다고 했으나 일반인이 추출에 성공해서 마약을 제조에 성공했을 정도여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식약처는 2007년에도 3일 이상 복용량을 구입할 경우 별도 기록을 남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실효성이 전혀 없었다"라고 꼬집으며 "약품 유통에 있어 단순 권고가 아닌 강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식약처의 방안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슈도에페드린 성분 감기약을 관리하기 위해 원료물질로 지정, 구입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메디컬투데이 김경선 기자(holicks88@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