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화가 나면 어떻게 하십니까?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나요? 아니면 소리를 버럭 지르고 물건이라도 집어던지나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화! 그 정체는 무엇일까. 우선 화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첫째 화가 나면 누구에게나 반복되는 신체적 얼굴이 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압이 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소화가 되지 않는다. 둘째 생각(인지)의 얼굴로, ‘억울하다, 네 탓이다.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라고 생각하며 원망과 분노에 집착하게 한다. 세 번째로 자제력을 잃어버리고 눈에 뵈는 게 없어지면서 행동화하게 되는 행동화하는 측면이다.
고요함을 깨뜨리는 감정, 화는 왜 생기는 것일까. 먼저 화라는 감정은 자연스런 반응이다. 내가 어떤 이유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는 신호이다. 남에게 배려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오해가 생겼을 때 등 뭔가 잘못된 것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사이렌이다. 그러므로 나의 화난 감정 상태를 남에게 알리는 것은 내 자존심을 높이는 일이다. 분노는 나의 힘! 평소 미루던 일을 화가 났을 때 해치우기도 하고, 묵혀두었던 억울함을 상대에게 말할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싸우고 나서 더 친해질 수 있듯이, 화를 표현함으로써 대인관계가 더 친밀해지는 계기도 된다.
이런 중요한 의미가 있는 화를 표현하는 유형도 여러 가지다. 성난 표정을 지으며, 욕설을 하며 싸우는 경우(anger-out), 화가 나지만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비판하거나 아예 피해버리는 경우(anger-in), 그리고 화가 치밀지만 냉정심을 잃지 않고 조절을 잘 하는 경우이다(anger-control).
우리나라는 유교의 영향 탓인지 화내는 것은 나쁘고 잘 참는 사람은 착하다고 간주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화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너 지금 화났지?’라고 물으면, 분명히 화난 표정인데도 안 났다고 한다. 화를 억누르자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어 쉽게 피곤해지고 사는 낙이 없어진다. 담아두고, 쌓아두다가 병이 된다.
화를 부인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화가 나면 그냥 막 울어버리고, 이불 뒤집어쓰고 잠을 자거나, 폭식을 하고, 방에 틀어박혀있거나, 홧김에 술을 마시거나, 게임에 몰두한다. 화를 억누르는 것은 강박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지만, ‘난 아버지를 미워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라는 속죄의 의식처럼 계속 손을 씻기도 한다. 화를 남에게 돌리지 않고 나자신으로 향하는 것이 우울증이다.
화난 감정, 분노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무조건 ‘화내지 마라’, ‘참아라’고 하기보다는 희로애락이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이기 때문에 화를 보듬고 조절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분노조절법을 소개한다. 매일 연습하여 화 ‘잘 내는’ 방법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분노 조절법>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 주먹질이라도 하고 싶다면, 다음의 순서대로 해보자. • 첫째, 혼자 말하기: - 자신을 진정시키고 “침착하자”고 되뇌인다 - 이 일로 세상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생긴 것뿐이라고 생각하자 - 자기격려를 하자: “난 잘 할 수 있다” • 둘째 분노의 대가를 미리 생각해보자 - “내가 화가 나서 ~하게 되면 ....게 될 것이다.” • 셋째 분노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자. -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욕구가 다를 뿐이다. - “나- 전달법”으로 일어난 사건과 나의 느낌을 말로 표현하도록 한다 - 명령조로 하지 말고, 청유형으로 ~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 ‘저 인간이 일부러 그런다’는 등의 독심술은 절대 금물! |
김성미(대구 마음과마음 정신과)/건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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