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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어릴 때 IQ가 낮으면 성인이 된 후에 정신분열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버드대학보건대학원 카레스탄 코에넨(Karestan Koenen) 교수팀이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보고했다. 지금까지 어릴적 IQ수치와 성인 이후 정신질환 발병의 관련성에 대해 검토한 연구는 거의 없다. 코에넨 교수팀은 ‘인지예비능’의 마커인 IQ가 낮은 어린이에서는 성인 이후 정신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는 가설을 세우고 장기간 연구를 해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1972∼73년에 뉴질랜드 듀네딘에서 태어나 Dunedin Multidisciplinary Health and Development Study에 참가한 1,037례를 대상으로 했다. 첫번째 평가는 피험아가 3세 때 실시됐다. 이후 5, 7, 9, 11, 13, 15, 18, 21, 26, 32세때 Diagnostic Interview Schedule(DIS)를 이용해 정신과적 진단을 실시했다. IQ 측정은 WISC-R를 이용해 7, 9, 11세 때 평가했으며, 측정 당시의 평균 수치를 이용했다. 18∼32세때에는 임상의사가 문진을 통해 정신질환의 유무를 평가했다. 평가를 담당한 임상의사에게는 환자의 IQ나 정신질환력을 알리지 않았다. 연구를 시작한 대상 가운데 96%는 연구종료 때까지 추적할 수 있었다. 그 결과, IQ치가 1SD(15점) 높아질 때 마다 정신분열증 스펙트럼장애, 우울병, 불안장애 오즈비(OR)가 낮아졌다(각각 42%, 23%, 26% 저하). 교란인자를 조정해도 IQ치는 정신질환의 공존 위험과 양적으로 의존관계가 나타났고, IQ치가 1SD 높아질 때 마다 정신질환의 공존 위험은 낮아졌다(OR 0.74, P=0.006). 이러한 결과에서 IQ가 낮은 아이는 정신분열증 스펙트럼장애, 우울병, 불안장애 등의 정신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시사됐다. 또한 IQ가 낮은 아이는 지속성 정신질환이나 32세 진단시에 2종류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질 위험이 증가하는 등 성인 이후 다양한 정신질환 발병위험을 높이는 예측 인자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저IQ와 약물의존장애, 단순성 공포증, 공황장애, 협박성 장애의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코에넨 교수에 의하면 IQ가 낮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불안장애 위험이 높아지는 기전은 알 수 없지만 몇가지 원인을 고려할 수 있다. 하나는 낮은 IQ가 뇌건강 상태에 영향을 주어 특정 정신질환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점이다. 또다른 하나는 스트레스의 관여다. 즉 IQ가 낮은 아이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복잡한 과제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져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점이다. 교수는 “지속성의 정신장애나 복수의 정신장애를 가진 환자는 병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 의사가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환자의 인지능력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이번 지견이 정신장애 환자의 치료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인지능력이 낮은 환자일수록 의사의 지시나 치료계획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환자의 인지능력을 고려하는 것은 치료 결과를 개선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견은 예방 계획에도 유용하다고 한다. “교사나 소아과 의사는 모두 인지능력이 낮은 어린이가 향후 정신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높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IQ가 낮은 아이에 대해서는 정신보건문제 개선을 위해 조기발견과 개입으로 성인 이후 발생하는 문제를 미리 막을 수가 있다”고 교수는 결론내렸다. 이번 연구는 미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 영국의학연구평의회, the Ester Katz Rosen Grant for Research and Programs on Giftedness in Children, the William T. Grant Foundation, 뉴질랜드 연구 평의회의 the Dunedin Multidisciplinary Health and Development Research Unit, the Royal Society-Wolfson Merit Award의 지원을 받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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