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이화여대가 보건복지가족부의 연구과제로 전국 대학생 6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 10명중 4명은 ‘애정 없는 상대와 성관계’도 가능하며 성관계 경험은 남녀 각각 50.3%와 17.6%가 '있다'고 답했다.
또 성 경험자 가운데 ‘매주 성관계를 가진다’는 응답은 남녀 각각 22%와 29.3%로 여학생의 비율이 더 높았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성 의식 개방에 비해 피임 등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자세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문제로 나타났다.
실제 피임은 남녀학생 모두 2명 중 1명만이 '항상 한다'고 응답했고 그 결과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해 성교 경험자중 10명중 1명꼴로 ‘낙태 또는 여자친구를 낙태시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사용하는 피임방법도 73.2%가 '콘돔', 10.7%는 '질외사정'으로 남학생 주도의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정호진 이사는 "혼전순결은 미래의 배우자에 대한 에티켓으로서 남녀 모두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에서는 처녀막에 대한 집착을 통해 여성에게만 순결의 의무를 강요하거나 피임을 소홀히 해 성관계의 결과 또한 여성이 떠안게 되는 그릇된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혼전 순결에서 중요한 것은 ‘처녀막이 아니라 처녀성에 대한 인식’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첫날밤 처녀막에 대한 고민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러나 처녀막 자체는 질 점막이 질 입구 부근에서 조금 융기돼 있는 조직으로 자전거나 승마, 심지어는 바닥이나 자신의 신발의 뒤축에 주저앉을 때 약간의 출혈이 동반되는 손상이 생길 수 있는 조직에 불과하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로 인해 외음부의 열상이나 심한 외상이 생겼다면 이를 치료하는 수술은 처녀막의 재건과 함께 조기에 이루어져야 하며 성인 여성의 경우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처녀막 재건 수술도 가능하다.
이어 정 이사는 "중요한 것은 처녀막이 아니라 성관계 이전에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순결과 서로에 대한 다른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더불어 준비될 때까지 서로의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사전 지식"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미 성생활을 시작했다면 보다 주체적으로 피임에 임할 필요가 있다. 결혼 전의 피임은 먹는 피임약과 콘돔을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한국 여성들은 먹는 피임약의 선호도가 매우 낮아 피임약에 대한 오해도 많은 편이나 경구 피임약은 실제로는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을 완화시키고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의 발병률 감소, 철분 결핍성 빈혈 예방 등 여성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도 갖고 있다.
최근에 나온 경구 피임약은 기존 경구피임약의 단점을 개선해 생리전 증후군을 개선시키고 체중 조절 및 여드름 피부를 개선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다만 전문의들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간염, 정맥혈전증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여성은 일반적인 경구 피임약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피임약을 처음으로 복용하는 여성이라면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
메디컬투데이 윤정애 기자 (jung@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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